[한경속보]-국민참여당 유시민 원장, 김해을에 ‘올인’하나
경쟁력높은 김경수 사무국장 불출마 선언 배경 두고 의견분분
민주당,친노 인사들 “벌써부터 지난 경기지사 선거 악몽 떠올라”

오는 4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가운데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김해을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출마가 유력시되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지난 16일 전격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민주당에서 경쟁력있는 친노(친 노무현) 후보 추대론은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이에 따라 김해을 재선거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 등 야권 단일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간 대결이 유력시된다.한나라당에서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민주당이 4차례에 걸쳐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김 사무국장을 제외한 야권 후보와 김 전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는 모두 패한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과 친노진영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로 꼽히던 김 사무국장이 ‘불출마선언’배경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과의 관계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후보 추대 과정에 관여했던 민주당 친노 핵심관계자는 “김 국장이 자신이 출마가 자칫 친노 진영의 분열로 비칠 수 있는데다 심적으로도 유 원장과의 관계때문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창당 1년이 지났지만 국회의원 의석이 없어 원외 정당의 설움을 톡톡히 겪어온 국민참여당과 유 원장으로서는 김해을 선거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다.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개될 야권단일화 과정에서도 의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일 수밖에 없다.

김 국장의 사퇴발표 이후 민주당 안팎 친노 진영에서는 “국참당과 유 원장이 왜 김해을을 두고 위험한 도박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김해을 만큼은 상징성을 고려해 당 소속을 떠나 ‘위험률 제로’의 여건을 조성해야한다는 게 친노그룹의 일치적 견해였다.이 때문에 유일하게 한나라당 유력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김 국장을 무소속으로라도 내보내 지역구를 지켜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친노 후보간 단일화 경합이 벌어질 경우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이해찬 전 총리를 내세워 단일화를 추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한 친노 인사는 “국참당이 경쟁력있는 후보만 냈더라도 굳이 김 국장의 출마를 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일찌감치 이봉수 후보를 낙점,민주당의 양보를 압박해온 국참당과 유 원장의 행보를 못마땅해하는 기색이다.이와 관련,또 다른 친노 관계자는 “상상하기도 싫지만 김해을을 내줄 경우 국참당과 유 원장 모두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되는 데 왜 일을 이런 식으로 풀어갈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유 원장이 민주당의 ‘3+1’(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반값등록금) 복지시리즈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각을 세워온 점도 향후 선거전에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열린우리당 분당 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가시지 않는 마당에 최근 야권의 복지 논쟁에 찬물을 끼얹은 발언을 쏟아내자 “아무리 정략적이라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친노 인사들 사이에서 먼저 터져나오고 있어서다.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서 근무했던 386출신 한 당직자는 “복지 논쟁을 비판하려면 구체적인 실행정책을 내놓지 않은 박근계 의원을 공격해야지 왜 야당이 타깃이냐.(유)시민의 형인 민주당 때리기 행보는 도를 넘었다”고 성토했다.이런 상황탓에 일각에서는 김해을 선거전에서 민주당과 범 친노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 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시점도 그렇고 하니 김 국장 사퇴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일단 우리 후보도 있으니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