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옌선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교수 "腦인지과학은 파킨슨·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열쇠"
"뇌인지 과학은 마약중독,우울증은 물론이고 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 등을 치료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

올레 옌선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교수(41 · 사진)는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각 영역들이 어떻게 역할하는지 알면 반대로 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뇌가 제대로 활동하도록 촉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덴마크 출신인 옌선 교수는 미국 브랜다이스대에서 뇌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라드바우드대 돈더스연구소(Donders Institute for Brain,Congnition and Behaviour)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세계적인 뇌과학 연구센터인 이 연구소는 연구인력이 500여명에 이른다. 옌선 교수는 최근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뇌인지 과학 세미나' 참석 차 방한했었다.

그는 "뇌인지 과학은 뇌의 세부기능을 쪼개서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움직임을 네트워킹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라며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의학을 기반으로 뇌의 각 영역이 서로에게 보내는 신호체계,조화를 이루는 메커니즘 등을 연구하는 융합학문"이라고 설명했다.

옌선 교수는 현재 뇌인지 과학자들이 궁극적으로 찾는 답을 '건강한 뇌'라고 짚었다. 그는 "아직 인간의 뇌는 알려진 부분이 1%도 안 될 정도로 복잡하다"며 "일단 건강한 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밝혀내면 관련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자신의 실험을 예로 들어 응용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실험자에게 A,B,C,D를 반복해서 읽도록 한 후에 갑자기 '쾅'소리를 내면 실험자는 하던 일을 멈추게 된다"며 "실험자가 잠깐 한눈을 파는 그 순간에 뇌의 어떤 부분이 활동을 멈추는지를 '자기뇌도측정법(MEG · magnetoencephalograpgy)'을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MEG는 자기장을 이용해 뇌의 활동을 시각화하는 기구다.

옌선 교수는 "간단한 실험으로 보이지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를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DHD 환자가 한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한눈을 자주 파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뇌의 활동을 정상적으로 변경하면 치료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이를 활용해 ADHD 치료효과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옌선 교수는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뇌의 활동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실수를 바로잡을 때나 신속하게 물체를 식별할 때의 뇌의 움직임을 알아내면 반복적으로 실수를 하는 마약중독자들,식별 능력이 부족한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도 뇌인지 과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이 뇌인지과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소 차원에서 협력 관계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으로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