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과 동시에 권력을 이양받은 이집트군은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으며, 정규군 46만8천명과 예비군 47만9천명 등 100만명에 가까운 병력을 보유한 강군으로 평가된다.

이집트군은 이집트 사회에서 비교적 청렴하고 유능한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이집트군이 과연 시민혁명이 이뤄낸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퇴를 이집트의 새 시대를 열어나갈 정권 출범으로까지 무난히 연결시킬 수 있을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군부는 지난 1973년 4차 중동전쟁에서는 시리아와 연합한 기습공격으로 전쟁 초기 이스라엘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며 이집트 국민의 신뢰를 받았다.

이번 반 정부 시위사태 때도 군은 시위대에 대해 무력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밝혀 시위대의 지지를 받았다.

시위 참가자들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배치된 탱크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탱크 위에 올라 병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군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집트군은 그러나 무바라크 정부와 시위대 사이에 중립을 지키는 듯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시위 참가자들을 구금하고 심지어는 고문을 자행했다는 악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카이로의 한 인권단체는 시위 가담자는 물론 통금 위반 시민, 군인에게 말대꾸한 시민 등이 무차별로 군 수감시설에 강제연행돼 폭행 또는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집트 군부는 이같은 소문을 불식하고 차기 정부 출범 이전까지 대통령선거가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질 수 있도록 국가를 이끄는 과제를 안게됐다.

군부는 또 지난 30년간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는 정권안보의 도구로 악용된 비상계엄법을 조속히 철폐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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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자료에 따르면 28만∼34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집트 육군은 미국제 A1M1 탱크 973대를 포함, 총 3천723대의 탱크와 지대공 미사일 2천100기, 지대지 미사일 42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보병전투차량 610대, 무장수송차량 4천160대, 정찰 차량 410대, 대포 4천480개, 박격포 2천528개를 보유하고 있다.

1만8천500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해군은 잠수함 4대, 군함 10척, 연안경비정 41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은 3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F-16A, F-16B, MIG-21F 기종의 전투기 등 165대의 전투기와 461대의 군용기를 갖추고 있다.

이집트군은 이와 함께 영공방어사령부에 15만명의 병력을, 국경수비대, 중앙안보부 등 준군사조직에도 39만7천명의 병력을 운용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