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미국 IMB이 특허를 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특허 교차사용(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9일 체결했다.

특허 교차사용으로 분쟁을 피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요구와 급변하는 환경에 부합하는 제품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반도체 휴대폰 LCD(액정표시장치) 등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컴퓨터 시스템,소프트웨어 등에 강한 종합 정보기술(IT)기업인 IBM은 서로의 강점이 달라 연구 · 개발(R&D) 분야 등에서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양사는 '특허괴물' 등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부터 방어벽을 높이는 부대 효과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IBM과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미국 특허 등록 수에서 1,2위를 차지해 왔다. IBM은 작년 미국에서 5896건의 특허를 획득해 1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4551건의 미국 특허를 등록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984년 미국 특허를 처음 등록시킨 이래 현재까지 반도체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10만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250여명이던 특허 전담 인력을 현재 550명 수준까지 늘렸다.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해외 법무담당 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특허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코닥(카메라) 램버스(D램) 샤프(LCD) 등의 글로벌 업체들과 특허협력 계약을 맺었다.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 부사장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다양한 IBM의 특허 기술을 확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켄 킹 IBM 특허 담당 임원은 "삼성전자의 특허를 사용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R&D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IBM은 지난 수십년에 걸쳐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대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양사는 지난달 20나노 이하의 차세대 반도체 로직 공정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2005년부터 첨단 로직공정을 공동 개발해 65나노,45나노, 32나노 공정기술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상열/김현예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