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동안 여야 지도부는 무슨 책을 읽을까. 이들이 읽는 책을 보면 그들의 고민과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요즘 법정스님의 잠언집인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를 읽고 있다. 시인 류시화씨가 엮은 이 책은 법정스님의 지혜와 통찰력을 쉽게 풀어 감동을 준다는 설명이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배리 골드워터 전 미국 상원의원이 쓴 '보수주의자의 양심'과 소설가 이외수의 '아불류시불류'를 탐독 중이다. 그는 "요즘 이외수씨가 인기 트위터리안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이 책도 역시 짧은 글로 핵심적인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영희 교수의 '장영희의 영미 시 산책:축복'과 이어령 교수의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를 읽고 있다. 그는 "요즘 무상급식 등의 이슈 때문에 국가 재정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대한민국 국격을 생각한다'에 시정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고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실제적 교훈을 많이 얻을 수 있다"며 왕자펑의 '대국굴기'를 추천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마틴 자크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과 이반 일리히의 '학교 없는 사회'를 읽는 중이다. 남북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에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패권에 대한 책을 선택한 것.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연호 기자와 조국 교수의 대담을 담은 '진보집권플랜'과 소설가 조정래의 '허수아비 춤'을 읽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신필균의 '복지국가 스웨덴',김종진 이병훈 강은애 윤정향의 '양극화 시대의 일하는 사람들',정이환의 '현대 노동시장의 정치 사회학' 등 복지,노동 분야 책을 섭렵 중이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읽으면서 보편적 복지,양극화 해소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은 라인 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등 국가관에 대한 고전들을 읽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를 읽을 계획이다.

민지혜/구동회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