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님들이 마술을 부려 놀이터를 멋지게 바꿔 주셨습니다. 동생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합니다. 후원자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아동보호양육시설인 선한사마리아원의 한해주 사무국장은 원내 놀이터를 가리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77명의 아이들을 맡고 있는 한 국장은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아이들이 놀이터에 나갈 때마다 좌불안석이었다. 시멘트 바닥에 무릎이 까지는 일은 다반사였고 큰 사고도 있었다. 지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바라본다. 대우건설이 놀이터에 고무바닥을 깔고 시설도 최신식으로 바꿔준 덕택이다. 한 국장은 "대우건설의 도움으로 숙원사업을 해결했다"며 "요즘엔 놀이터에서 계속 놀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짓는 마음으로 사랑담아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문화를 이끄는 건설사 답게 사회공헌 아이템을 '놀이터 리모델링'으로 잡았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놀이터 등 입주민 휴게 공간을 세심하게 설계해온 노하우를 사회공헌으로 연결시킨 셈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푸른사랑 놀이터 캠페인'은 놀이터에서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리 막고,어린이들이 깨끗하면서 안전하게 놀 수 있게 낙후지역이나 아동복지시설의 놀이터를 개선해주는 사업이다. 낡고 위험한 놀이기구를 헐어내고 지능개발과 운동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최신 놀이기구를 설치한다. 바닥은 푹신하고 안전한 고무매트로 바꾸고 미끄럼틀은 핀란드산 목재로 만든다. 안전울타리와 방범용 폐쇄회로TV(CCTV)도 설치한다.

새 놀이터를 갖게 된 아이들의 반응은 뜨겁다. 대우건설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맡고 있는 이중호 사원은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이들에겐 안전하고 깨끗한 놀이터 만한 선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 달에 너댓 통씩 받는 아이들의 편지는 회사 사회공헌 방향이 적절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대우건설은 2007년 10월 경기 안산 와동어린이집 놀이터를 시작으로 해마다 4~5곳씩 '푸른사랑 놀이터'를 시공해왔다. 최근 시공한 용인 선한사마리아원 놀이터까지 포함해 모두 14곳에 이른다. 올해도 4곳의 놀이터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바꿀 계획이다.

◆동호회별로 자율 봉사활동

대우건설은 소외계층과 장애이웃을 위한 '사랑나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몇몇 직원들이 시작한 이 캠페인은 2007년부터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행사가 됐다. 이 캠페인은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도 꼭 챙긴다. 서 사장은 임직원 대표와 함께 분기마다 서울시립 평화로운집과 일산 홀트복지타운 등을 찾아 소외계층 및 장애이웃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작년 12월14일에는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카드 쓰기 등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겼다.

회사 내 각 팀과 현장,동호인회들은 자율적으로 사회봉사팀을 만들어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라톤동호회는 작년 4월 백혈병 소아암 환아돕기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 환자들에게 힘을 보탰다. 수상스키동호회는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초청해 수상레저를 체험하는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 사회봉사동호회의 김창수 차장은 봉사활동을 위해 자신만의 '장기'를 개발했다. 그는 '웃음치료사 1급 자격증'을 따 무의탁 치매노인들의 요양시설인 장수마을을 방문해 웃음을 나누는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사랑나눔은 '생명나눔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헌혈운동을 전사적으로 벌여 모은 헌혈증을 백혈병소아암협회나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전달한 헌혈증이 3년간 2500여장에 이른다. '사내 헌혈왕'이 되기 위한 경쟁까지 벌어질 정도다. 지난해 사내 헌혈왕으로 뽑힌 직원은 2년간 총 45회 헌혈했다.

◆해외 현장에서도 사회공헌활동

대우건설은 1970년대 진출한 해외 건설현장인 중동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해외 진출국가 전체로 확산시켜 나갔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더 많이 수주하려면 공사현장 주변의 주민이나 공공기관 등과의 유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지역민과 유대감을 높이는 데는 사회공헌활동만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2008년 나이지리아에 큰 홍수가 나자 대우건설은 공사 현장 인근 피니마 지역에 강물과 함께 떠내려 온 쓰레기 더미를 중장비를 동원해 치웠다. 게다가 현장 주변 마을에 우물을 파 식수난 해결을 돕고 말라리아 예방약과 생활용품도 지급했다.

알제리에서는 '한마음 캠페인'이란 이름으로 현지 주민들과 함께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현지 축구단도 지원 중이다. 작년 7월에는 파푸아뉴기니 어린이들에게 티셔츠 학용품 축구공 등을 전달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해외 건설현장에서 고용한 제3국 노동자들의 종교활동도 적극 돕는다. 숙소에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여러 종교 예배당과 사찰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선 현지 인력을 채용할 때 부족별로 숫자를 안배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서병운 대우건설 상무는 "사업을 안전하게 마무리짓고 준공 후 추가 공사를 따내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다"며 "봉사활동과정에서 직원들도 보람을 얻어 사회공헌은 이제 대우건설 맨들의 몸에 밴 일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