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본을 넘어서지 못한 제품이 있다. 삼성은 도전을 멈추지 않고 1등을 할 것이다. "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또하나의 도전을 선언했다. 일본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프린터와 카메라에서도 세계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1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최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저녁 한국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모든 기업들이 포기해도 삼성은 카메라와 프린터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카메라 프린터 일본 추월할 것

최 부회장은 "일본을 추월하는 것은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삼성전자에 준 미션"이라고 했다. 반도체 LCD 휴대폰 TV 등 삼성전자의 성장 자체가 극일(克日)의 역사였음을 강조했다. 다음 순서는 카메라와 프린터라고 꼽았다. "1등을 하고 있는 분야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세계 시장 공략 시작단계인 카메라와 프린터 부문에서는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 목표는 1위가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성이 카메라와 프린터를 주목하는 것은 파생효과 때문이다. 카메라는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의료진단기 사업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프린터는 자체 토너를 만들기 때문에 소재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최 부회장은 "PC 및 네트워크 사업과 함께 카메라와 프린터는 삼성전자가 수년내 200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성장을 위한 인수 · 합병(M&A)계획에 대해 "빠른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서는 M&A를 할 생각이지만 국내보다는 해외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M&A에 적극 나설 경우 시장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건희 효과는 재계에 주는 메시지

최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복귀 이후 변화에 대해 "회장 복귀 후 삼성은 과감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며 "한국 사회와 재계에 던지는 또 다른 메시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없이 성장없고,성장없이 고용없다'는 이 회장의 철학이 다른 기업들의 투자확대에도 자극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40조원이 넘는 투자를 전문 경영인이 결정해야 했다면 매우 고통스런 과정이 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오너의 결단이 계열사의 공격적 투자로 이어지고 성장을 향한 안정적 체제로 복귀했다는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사업부를 맡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장의 경력에서 굳이 사업부를 떼어 맡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올해 CES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제품을 통해 고객들이 스마트라이프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며 "디자인 기능뿐 아니라 각 기기들을 손쉽게 연결해 사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