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3일부터 2박3일간 진행한 대구.경북 방문에서는 이 지역 친이(친이명박)계와 중립성향 인사들의 `박근혜 다가서기'가 눈에 띄었다.

대구의 친이계로 분류되는 배영식(중구남구) 의원은 지난 4일 대구시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하늘을 보고 땅을 봐도 내가 왜 친이인지 모르겠다.

나는 친이 의원 중에 친한 의원들도 없는데 내가 왜 친이냐"면서 농반진반으로 `커밍아웃'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 자주 하는 이른바 월박(越朴. 친이계에서 나와 친박으로 넘어옴) 선언인 셈이다.

배 의원은 다음날 박 전 대표의 대구시청 방문 과정에서도 배석해 현안보고를 들었다.

다른 친이계 의원들도 행사장에 자주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가 5일 가졌던 대구시 의원들과의 오찬 모임에 친박계 의원 3명은 빠졌지만 친이계인 주호영(수성을), 이명규(북갑), 배영식 의원은 모두 참석해 1시간여 동안 동남권 신공항 선정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배영식, 이명규 의원은 앞서 박 전 대표가 참석해 인사말을 한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이철우(경북 김천) 의원은 지난 4일 경북도청을 찾은 박 전 대표가 김관용 경북지사와 구제역 피해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박 전 대표 옆으로 일부러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이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텃밭인데다 박 전 대표가 최대 40%가 넘는 지지율로 단독 질주를 하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생각할 때 이들이 박 전대표에게 다가설 필요성을 느꼈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민심에 순응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