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의 3D 전략 중 또 하나의 주목 포인트는 국내 3D 방송시장의 동반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HUB는 설비구입 및 시스템 구축에서 콘텐츠 제작 유통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광범위한 협력 계획을 세웠다.

우선 시설투자에 개국 첫해 20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한다. 3D 카메라와 편집설비 등을 구비하고 2015년에는 60억원 상당의 3D 중계차까지 도입해 3D 콘텐츠 제작에 부족함이 없는 인프라를 갖춘다. 3D 중계차는 3D 카메라 6대가 포함되며 생방송 3D 중계까지 가능하다. 2015년부터 건립에 들어가는 일산방송센터에도 3D 제작시설이 들어선다.

또 시설투자비와 별도로 국내 3D 장비 산업 발전을 위해 10억원에 이르는 연구비를 책정해 관련 산업의 고도화에 기여한다. 연구를 통해 개발된 장비는 HUB가 직접 구매함으로써 장비업체들이 HUB의 구매 실적을 근거로 해외 방송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HUB가 마련한 장비는 3D 장비가 부족해 3D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독립제작사와 채널사용사업자(PP · Program Provider)에 개방한다. 3D 장비가 워낙 고가여서 영세한 독립제작사들로선 장비 구입에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3D 산업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양산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HUB는 외주제작 비중을 크게 높여서 운영하는 기획 출판형 제작모델을 표방하고 있다. 3D 콘텐츠 역시 외주제작업체에 상당 부분 위탁제작을 할 계획이다. 여기에 3D 장비까지 개방하면 제작사들은 3D 제작 물량 확보와 함께 제작설비도 지원받게 돼 3D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기반을 갖출 수 있다.

프로그램 공동 제작 계획도 마련했다. HUB는 세계 최초로 3D 전용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해 다수의 제작업체와 3D 콘텐츠 공동 제작 관련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다. 빅뱅 등의 콘서트를 3D로 촬영한 오션망고도 HUB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대표적인 회사다.

HUB의 3D 사업 계획은 유료방송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HUB는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HUB가 만든 3D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지상파 방송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킬러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3D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공격적으로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료방송을 확실히 차별화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HUB는 스카이라이프,CJ헬로비전 등 플랫폼 사업자가 만든 3D 전용채널을 이용하거나 VOD 서비스 등을 통해 3D 콘텐츠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방침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스카이라이프가 최근 HD 전용 채널을 통해 가입자 만족도를 높여 경영 실적을 개선했던 사례가 있다"며 "HUB가 제공하는 고품질의 3D 콘텐츠가 위기에 처한 유료방송 시장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