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은 큰 게 좋은가,작은 게 좋은가. 모토로라가 1983년 내놓았던 세계 최초 휴대폰은 '벽돌폰'이란 말까지 들었다. 그 후 점점 작아졌고 모토로라가 '레이저'를 발매한 2005년 직후엔 콤팩트 경쟁이 절정에 달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고 음성통화보다 데이터 이용이 중요해지면서 화면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4인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 팔고 있는 4인치대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와 HTC '디자이어HD' 둘뿐이다. 갤럭시S는 4인치,디자이어HD는 4.3인치다. 이달 중에는 팬택이 '베가' 후속 모델을 4인치로 내놓고,곧이어 LG전자가 4인치 폰 '스타'를 출시한다. 이에 따라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3.5인치로 내놓은 후 3.5인치 안팎에 머물렀던 스마트폰 화면이 4인치 안팎으로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4인치 시대를 연 제품은 갤럭시S다. 이 폰은 지난 6월 발매 후 190만대 정도 팔렸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힘입은 점도 있지만 4인치 폰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은 슈퍼 아몰레드를 채택함으로써 화면을 4인치로 키우면서도 무게를 최소화했다. 아몰레드는 LCD(액정표시장치)에 비해 부품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화면을 키우면서 더 얇게 만들면 무게가 늘어나지 않게 할 수 있다.

팬택은 이달 중 3.7인치 베가 후속 모델을 4인치로 내놓는다. KTLG유플러스 가입자용이다. 제품 별명을 '베가2'로 할지 '베가알파'로 할지 아직 정하진 않았다. 조한연 팬택계열 과장은 "화면 크기는 0.3인치 커지지만 화면 면적은 30%나 넓어져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한결 편해진다"며 "무게는 동급 스마트폰 중에서는 가장 가벼울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이나 다음 달 4인치 LCD를 장착한 안드로이드폰 '스타'를 SK텔레콤을 통해 발매한다. 조중권 LG전자 홍보부장은 "듀얼코어를 탑재해 속도가 두 배 빨라져 고화질(HD) 영상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상무는 "전에는 4인치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4인치 안팎이 대세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화면이 크면서도 얇고 가볍고 화질 좋은 디스플레이를 요구하고 있어 아몰레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