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라인 검색 시장 역동성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관련 기술도 글로벌 수준이어서 탐나는 회사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

국제 온라인마케팅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최근 방한한 로즈 짜오 야후 아시아총괄 사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에는 글로벌 검색 시장을 주도하는 혁신적 기업들이 많다"며 한국 인터넷 검색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002년만 해도 2000억원대에 불과했던 한국의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은 최근 1조원대로 5배 커지는 등 고속 성장하며 미디어 광고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짜오 사장의 설명이다.

짜오 사장은 "한국 검색광고 시장은 전체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서 7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라면서도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져 있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국가에서건 단순히 검색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양적 경쟁에는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보다는 '의미있는 서비스'에 초점을 두는 '질적 경쟁'이 궁극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란 판단이다.

한국 검색시장 공략을 위해 '마음을 읽는 검색'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한편 사이언스(SCIENCE) 아트(ART) 스케일(SCALE)의 앞글자를 딴 'SAS'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SAS의 개념을 구현한 새 검색서비스도 최근 대거 선보였다. 사용자의 온라인 검색행태 특성과 검색어 키워드 정보를 분석해 적절한 광고를 띄워주는 서치 리타기팅 애드,수신된 문자 메시지를 분석해서 연관도 높은 배너광고를 노출시키는 모바일 퍼포먼스 애드,인터넷 사용자가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동영상을 퍼갈 때 함께 확산되도록 해주는 비디오 애드 등이 대표적이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검색시장에서 야후의 위상은 이런 노력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짜오 사장은 "한국이 전세계 정보기술(IT) 혁신을 주도한 국가라는 위상에 비해서는 검색광고 부문의 기술 혁신이 아직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통적 형태의 검색광고 비중이 유독 높은 것도 기업과 같은 광고주들에는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글로벌 기술로 로컬 마켓의 특성을 최대한 빨리 담아내는 야후의 장점을 활용해 혁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검색광고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를 통해 최근 급팽창하고 있는 모바일 검색분야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온라인 마케팅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성장성이 우수한 우량 온라인 벤처에 대한 인수 · 합병(M&A)과 관련,"항상 열려 있다"고 말해 국내 업체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짜오 사장은 고국인 대만에서 '스타급'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기 여성 기업인이다. 최근 캘리포니아 상원의원에 도전했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선거철마다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 보스턴대와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을 나온 그는 워너뮤직,프록터&갬블(P&G),MTV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1년 대만 야후 사장에 영입됐다. 이후 토종 포털 사이트인 키모(Kimo)와 대만의 대표적인 블로그 · 포토 사이트인 렛치(Wretch),쇼핑사이트인 먼데이(Monday co)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M&A에 탁월한 수완을 발휘,'미세스M&A'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네이티브 미국인으로 착각할 만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2007년 야후 아시아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