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지난 1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건네준 김치를 매일 가족들과 먹는다. 한국 김치는 내가 한 · 일 외교에 전념하는 데 큰 힘이 된다. "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지난 25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주최한 '강제합병 100년,조국과 함께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65년' 행사에 초청연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일본 민주당 내 대표적 친한파로 꼽히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강연에서 "한국을 누구보다 많이 사랑하는 하토야마다. 아내 미유키와 평소 집에서 자주 김치를 먹는데 매운 김치도 맛있게 잘 먹는다. 한 · 일 우호관계는 김치 외교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한국 김치에 대한 진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가 아내 역시 자신처럼 한국 드라마와 음식에 푹 빠진 '한류 열성 팬'이라며 한류 스타 배용준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 방문의 해'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고 전하자 좌중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강연에 앞서 연평도 폭격으로 전사한 해병대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들러 조문했다. 그는 "원조를 바라는 북한이 왜 그런 야만적인 행위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본 국민을 대표해 이 자리에서 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한국 정부를 지지,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민의 심정을 위로하기 위해 (한 · 일 양국이) 신속하게 전 세계와 연대해 이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민간인과 병사 등 4명이 희생되고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데다 주택이 불타는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믿을 수 없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