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개발되는 뉴타운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 대상인 돈의문1구역(조감도)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합설립 및 사업시행인가 재판에서 잇따라 승소한 조합 측이 이달 초 시공사인 GS건설과 본계약까지 맺었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공사비를 확정하는 내용의 본계약은 재개발 과정에서 마무리 수순이자 조합원의 권리변환 기준이 되는 관리처분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와 관련,돈의문1구역 최헌영 조합장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내년 3월 관리처분 총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중 관리처분 인가를 받는 게 향후 일정"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관리처분 인가를 받으면 지구지정 7년 만에 2048채의 대규모 아파트 공급 단계로 넘어가는 단추를 꿰는 셈이다.

◆기나긴 소송의 터널

당초 교남뉴타운에서 이름이 바뀐 돈의문뉴타운은 2003년 말 지정됐다. 전체 면적은 20만㎡이며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돈의문1구역이 가장 넓은 14만8500㎡다. 사실상 '돈의문1구역=돈의문뉴타운'이라고 볼 수 있다.

돈의문1구역 조합은 2006년 12월 최초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기존에 받은 조합설립동의서 유무효 논란으로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지난 4월에는 "하자 있는 동의서를 받아 설립된 조합의 사업시행계획은 무효"라는 취지로 사업시행인가 무효소송에서 조합이 패소했다. 기존 조합설립동의서 자체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사업시행계획도 무효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법원 판결 이후 조합은 새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맞춰 조합설립 및 사업시행계획을 바꾸고 조합원의 찬성의결을 거쳐 지난 9월 관할 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새 요건에 맞추자 이번에는 법원이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새로 받은 조합설립변경 및 사업시행변경인가는 기존의 하자를 보충하는 행위가 아니다"고 판시,조합이 승소했다.

이와 관련,조합 측은 "조합설립무효 등을 주장하는 다른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번 판결로 미뤄볼 때 사업 진행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도심의 알짜배기 입지

돈의문1구역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사업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강북삼성병원 뒤쪽에서 독립문고가도로 직전까지가 구역의 세로 방향이다. 서쪽으로는 의주로에 맞닿아 있고 동쪽으로는 서울시교육청 아래쪽이다.

지구 중심에서 반경 600m 경계에 사직공원 교보문고빌딩 금호아트홀 이화여고 인창고 등이 맞닿아 있다. 걸어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지구 동쪽의 서울시교육청을 지나면 바로 경희궁이다. 지하철 서대문역과 독립문역도 가까운 역세권이다. 세종로사거리까지는 버스로 2~3정거장 거리 떨어져 있는 정도다.

서울성곽순례길4구간 400m가 돈의문1구역을 따라 걸쳐져 있다. 유서 깊은 위치이자 도심에서 아주 가깝기 때문에 직주근접형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분양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게 GS건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

돈의문1구역 시공사인 GS건설은 2006년 8월 시공사 선정 당시 뉴타운 기본계획에 맞춰 이곳에 2385채의 아파트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용적률 240%에 지하 2층,지상 27층 아파트 건립을 기준으로 해서였다.

하지만 그동안 평형배치 조정을 위한 설계변경 및 건축심의를 거치면서 이달 초 조합과 맺은 본계약 때는 세대수를 2048채로 맞췄다.

용적률은 252%로 조금 증가했다. 아파트 동수는 32개동으로 대규모다. 반포자이(44개동)와 비교하면 규모를 어림잡을 수 있다. 총 2048채 가운데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합원분 및 임대를 제외한 600여채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GS건설은 전용면적 84㎡형 위주로 하되 대형 면적의 아파트도 구성해 도심 거주를 원하는 고급 수요층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중 관리처분 인가와 함께 이주가 시작된다. 이주 및 철거기간은 약 1년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2012년 상반기 중 착공과 함께 일반분양에 나서는 일정이다. 준공은 2015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GS건설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대단지 아파트가 단일 브랜드로 들어서는 만큼 외관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아파트로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상 분양가는

총사업비용을 결정하는 관리처분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주변 아파트의 시세를 살펴보면 분양가를 어림잡아 볼 수는 있다. 분양가를 책정할 때 주변 시세도 감안하기 때문이다.

KB은행 기준 지난 10월 말 돈의문1구역 주변 아파트 평균 시세는 경희궁의 아침 145㎡형의 경우 3.3㎡당 2364만원이다. 스페이스본 115㎡형은 평균 2230만원,인왕산아이파크 및 서대문 센트레빌 85㎡는 1900만원대로 나타났다.

때문에 돈의문1구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도 중소형 아파트는 3.3㎡당 2000만원 안팎,중대형은 20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물론 돈의문1구역의 예상 분양가는 올해 기준 불변가격이다. 원자재 가격 및 표준공사비 변동,부동산경기 등의 상황에 따라 분양시점에 분양가는 달라질 전망이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