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취를 감췄던 암 보험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손실이 크다는 이유로 암 보험 판매를 중단했던 보험사들이 잇달아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로선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 하지만 암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최소 3년 이상 매달 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암 분류 체계나 자신의 생활습관,만기 환급 등 여러 조건을 꼼꼼히 따져 가입해야 한다.

◆고액암,보장 범위 넓지 않아

보험사들이 최근 암 보험을 출시하면서 가장 많이 내세우는 점이 '고액암 최대 1억원 보장'이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고액암에 걸리면 최대 1억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보장되는 고액암의 범위는 상당히 좁은 편이다. 대부분 암보험 상품은 고액암의 범위를 백혈병 뇌암 골수암 뼈암 등 3~4개 암으로 한정짓고 있다. 이들 암은 발생 빈도가 낮아 보험금이 지급될 확률이 낮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면서도 치료비가 많이 드는 폐암 간암 등은 일반암으로 분류돼 5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기 힘들다.

김창호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병 확률이 낮은 고액암 보장보다는 일반암에 대한 보험금이 큰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성별,생활습관 등도 따져야

암 보험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상황이나 성별 등을 감안해야 한다. 음주나 흡연이 많은 남성이라면 폐암 간암 등에 대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여성은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에 대한 보장 내용이 좋은 상품에 드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나와 있는 암 보험 중 이들 여성암에 대한 보험금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70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보험금 지급액이 큰 상품은 보험료가 비싸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하지만 보험금이 너무 적은 상품은 실질적인 암 대비 효과가 낮다. 또 가족 중 한 사람이 특정 암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그 암을 보다 잘 대비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보험료도 꼼꼼히 비교해야

보험사별로 보험료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현재 판매 중인 암 보험 7개를 조사한 결과 보험료가 상품 간 최대 배 이상 차이났다.

40세 남성이 보험 가입금 1000만원,80세 만기,20년납 조건의 만기환급형 암 보험에 들 경우 하나HSBC생명은 주계약 보험료가 월 4만6400원이지만 신한생명은 2만5500원이었다. 또 40세 남성이 보험 가입금 1000만원,20년 만기 조건의 순수보장형 암 보험에 들 때 AIA생명은 월 1만6000원이지만 라이나생명은 6100원이었다. 물론 사망 보험금 지급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다. 이처럼 차이가 많은 만큼 여러 회사의 암 보험을 비교한 뒤 조건이 좋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순수 보장형' 상품을 고르는 것도 합리적인 암 보험 선택 방법이다. '만기 환급형'은 만기 때 보험료를 돌려준다고 하지만 보험료 수준이 순수 보장형에 비해 훨씬 비싼 게 단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밖에 암 보험 선택 요령으로 △진단 보험금이 클 것 △보장기간이 길 것 △갱신형보다는 비갱신형 △일반암 보험금이 큰 상품을 고를 것 등을 제시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