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이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권고에 따라 화웨이와 중싱통신(ZTE) 등 중국 업체들을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프린트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와 중싱통신을 장비공급계약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며 "중국 업체가 장비를 공급하면 국가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된다는 미국 정부와 의회의 우려 때문"이라고 6일 보도했다. WSJ는 게리 로크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주 댄 헤스 스프린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스프린트는 버라이즌 AT&T에 이어 미국 3위 이동통신 사업자로,대규모 통신망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장비 공급 금액만 50억~85억달러(5조5000억~9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와 프랑스 알카텔루슨트가 유력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견제해 왔다. 공화당 상원의원 8명은 지난 8월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화웨이가 스프린트의 무선통신망에 장비를 공급하면 미군 입법부 민간 부문의 숨통을 죄는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화웨이가 네트워크 장비업체 스리콤(3Com)을 인수하려 했을 때도 기술 유출을 조사하며 인수 시도를 무산시켰다.

화웨이는 창립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으로 중국군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이번 사업을 본격적인 미국 진출의 기회로 보고 전직 의원,군 장성,관료,스프린트 고위 임원들을 대거 끌어들여 스프린트 본사 근처에 컨설팅 업체를 세우는 등 공을 들여왔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