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 사는 박모씨(29 · 여)는 계획하지 않은 세 번째 임신을 했다. 더욱이 초음파 검사결과 쌍둥이여서 무척 놀랐다. 첫아기가 볼기태위(자궁 안에서 태아의 엉덩이가 밑에 놓인 상태)라서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하고 두 번째 아이는 자연분만(브이백)한 터라 어떤 방법으로 분만할지 고심이 컸다. 결국 브이백을 택한 박씨는 임신 33주에 조기 진통이 와 10일간 입원하긴 했지만 37주에 체중이 각각 2680g과 2400g인 건강한 여아 쌍둥이를 자연분만할 수 있었다.

제왕절개보다 자연분만이 산통은 엄청나지만 출산의 희열이 훨씬 강렬하고 갓난아기의 건강에도 좋은 것은 누구보다도 산모가 잘 안다. 안산 선부동의 메이퀸이지은산부인과는 1990년 개원 이후 20년간 이 같은 산모와 태아 중심의 분만을 위해 노력해왔다. 르부아예 분만법과 라마즈 호흡법을 통해 산모와 태아가 가장 적은 스트레스를 받고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1만여명의 갓난아기를 받았고 개원의로는 드물게 50여명을 브이백으로 출산했다.

브이백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웬만한 산부인과에서는 기피하기 일쑤다. 출산 도중 제왕절개로 갈랐던 자궁부위가 찢어져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은산부인과에선 브이백을 원하는 임부의 임신중독증 및 저체중아 출산 방지를 위해 고단백 저염 식단을 권하고 임신기간의 출혈과 자궁경부 염증 치료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브이백은 제왕절개에 비해 회복기간이 짧고 회음부 근육의 저하된 탄력성을 출산 후 질벽 성형으로 회복시킬 수 있어 부부금슬에도 좋다. 태아도 진통을 겪으면서 심폐기능이 향상된다.

또 르부아예 분만법은 낮은 조도의 간접조명 아래 산모가 의자에 앉아 출산하는 것으로 의료진은 소곤소곤 말하고 태아는 출산 직후 엉덩이를 맞는 대신 엄마의 가슴과 따스한 욕조 위에서 놀며 자연스럽게 자궁 밖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라마즈 호흡법은 산모의 진통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이지은산부인과는 분만 외에도 여성의 성불감증,출산 후 비만과 거칠어진 피부를 치료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 성생활에 대한 공포로 질구가 지나치게 수축돼 남편과 관계를 갖지 못하는 신혼 여성을 정성스런 심리치료로 정상 임신 및 출산에 이르게 하고 있다.

이지은 원장은 "분만과 성불감증 치료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 스스럼없는 관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의사 중심의 권의주의적 진료가 아닌 산모와 태아 중심의 인권적인 진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