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양국의 국가 경쟁력 관련 위원회 고위 간부들이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과학기술 분야 협업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잭 맥두글 미국 국가경쟁력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두희 국가브랜드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고려대 경영학 교수)은 지난 28일 '국가경쟁력과 대학 교육'을 주제로 대담을 갖고 즉석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맥두글 부위원장은 "미국은 지난 15~20년간 잊혀졌던 제조업의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뛰고 있지만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게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맡고 있는 그는 "최근 제조업은 과거의 3D산업이 아니며 첨단 기술에 기반한다"며 "우주개발 등에선 인력과 기술을 가진 러시아 중국 등과 협업해서 어려운 과제를 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나노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일부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며 "양국이 협업할 수 있는 과학기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맥두글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온실가스 감축,새 정수 기술을 만드는 등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 국가 간 협업은 효율적인 방안"이라며 향후 협업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기 위해 연락하자고 화답했다.

맥두글 부위원장은 "미국 경쟁력의 산실은 대학"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학은 뛰어난 교수들이 많고 지식재산권 상업화를 통해 자금도 풍부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학과 정부는 글로벌 변화의 속도를 기업만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부가 각종 프로그램으로 대학과 기업 간의 간극을 메워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도 "각국이 인재 확보를 위해 인재 전쟁(talent war)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가 연구자금 펀드를 조성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인재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