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부품 · 소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합작 설립한 전자소재 기업이 일본 회사들이 독점하던 국내 전자소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FPD) 백라이트유닛(BLU)의 색을 구현하는 소재인 컬러페이스트를 만드는 이리도스(대표 이병구 · 안드레 노통)는 올 들어 3분기까지 8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고 19일 밝혔다. 영업이익도 13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기준으로는 1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한국의 네패스가 글로벌 화학업체인 벨기에 솔베이와 합작 법인으로 설립했다. 약 1년6개월 만에 1300억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컬러페이스트 시장의 10%가량을 점유한 것이다.

네패스와 솔베이는 25억원씩을 출자해 자본금 50억원 규모의 이리도스를 설립했다. 솔베이가 원재료인 피그먼트를 공급하면 네패스가 컬러페이스트를 생산해 이리도스가 판매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컬러페이스트 매출이 늘어나고 시장 규모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사는 지난 7월 생산 장비를 현물 출자해 이리도스를 생산법인으로 바꿨다. 현재 투자금액은 각각 60억원 정도다.

이리도스는 이 분야에서 5년 내 국내 시장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려 매출을 1000억원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패스 관계자는 "이리도스 제품은 주로 LED TV BLU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LED TV용으로 쓰인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업체 대비 가격이 싸고 국내 TV완성품 업체의 소재 국산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5년 내 1000억원 매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