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예외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다수 제조사들이 개발을 연기하거나 서비스에 차질을 겪고 있는 반면 삼성은 구글 인증을 받아 다음 달 '갤럭시탭'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인치 태블릿PC 가운데 처음으로 구글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구글이 5인치 이상의 화면을 사용한 제품에 안드로이드 인증을 내주기는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탭이 기존에 나온 제품과 달리 안드로이드 마켓을 포함한 다양한 구글 서비스(검색,지도 등)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탭 출시를 두 차례 연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아직 태블릿 서비스에 맞도록 준비가 되지 않아서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다. 삼성전자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내달 출시에 맞춰 한국형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갤럭시탭에는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인 '아이나비 3D맵',블랙박스 서비스인 '플로이드' 등을 내장,차량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프라임 한영 한일 중한 사전과 공학 계산기,두산의 중 · 고등학교 교과서,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스마트 에듀' 기능도 기본 탑재됐다. 태블릿에 내장된 150여개 특화 콘텐츠 가치만 200여만원이 넘는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기존 안드로이드 콘텐츠와의 호환은 절반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온 2만여개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삼성이 실시한 사전 테스트에서 45% 정도의 애플리케이션은 갤럭시탭에서 정상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0%의 앱은 화면에 꽉 차지 않고 중앙 또는 좌우로 치우쳐 구동됐고 15% 정도는 구동되지 않았다. 아이폰용으로 만들어진 상당수 앱이 아이패드에서 구동될 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태블릿은 이제 처음 나오는 단계이다 보니 OS 최적화,콘텐츠 확보 등에서 준비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삼성은 애플 따라잡기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관련 콘텐츠까지 직접 챙기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