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해야 살 수 있는 고급 외제차들 살펴보니···

마이바흐 62 제플린, 올해 한국시장 3대만 배정
슈퍼카업체, 소수 마니아 겨냥해 한정판매 공식화

수억원대 가격에 국내 시판되는 고급 외제차의 대다수가 한정판매 혹은 선주문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수 마니아층을 겨냥한 유럽산 스포츠카나 그룹 고위 간부들이 이용하는 플래그십 세단은 흔히 주문자 제작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중 최고가(8억5000만원)에 28일 출시된 마이바흐가 대표적인 모델로 꼽힌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타는 마이바흐 62S의 신형급 모델인 마이바흐 62는 한국 고객이 주문하면 독일 본사에서 정해진 기간내 고객에게 인도하는 고급차다.

올 1월 출시된 마이바흐 62 제플린의 경우 한국 시장에 정해진 물량은 단 3대였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본사에서 한국 고객에게 정해진 물량은 애초 3대로 한정판매 방식이었다"며 "새로 출시된 마이바흐 신형 또한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정해진 기간내 공급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문해야 살 수 있는 고급 외제차들 살펴보니···
마이바흐와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영국산 고급차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페라리의 경우도 고객 주문을 받고 차량을 인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고급차들은 한해 10여 대 안팎으로 판매되는 모델로 애초부터 소수 구매 계층을 타깃으로 한다.

한 해 동안 한자릿수 판매에 머무는 희귀성 모델은 사전계약 고객이 적게는 3개월, 길게는 약 1년을 꼬박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여름 이탈리아의 대표 슈퍼카 업체인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는 국내 딱 5대만 배정됐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구경조차 할 틈도 없이 예약만으로 판매가 종료됐다.

또한 걸윙 도어 타입의 벤츠 SLS AMG는 국내 자동차 기자단 사이에 시승기가 없는 이례적인 차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 배정된 한정판매 분 30대 전량이 공식 판매 이전에 주문으로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슈퍼카업체 관계자는 "슈퍼카는 원래 소수 마니아를 위한 한정 판매 방식이 원칙"이라며 "극소수 물량으로 판매되지 않을 경우 고객들이 자기만의 프리미엄을 잃게 돼 오히려 구매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