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그 반대로 웹사이트를 치켜세우기 위한 영화가 있을까.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는 바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페이스북을 다룬 것이다.

지난 2004년 하버드대학 기숙사의 어느 방에서 시작한 페이스북은 6년반만에 5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 그야말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둬 영화화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26일 이 영화의 바탕이 된 '벼락부자들'(원제: the Accindental Billionaires) 등을 근거로, 페이스북에 대해 퍼져있는 신화의 '진실'을 소개했다.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가 하버드 재학생을 위해 처음 만든 서비스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선배들이 만든 '하버드 커넥션'(이후 '커넥트유'로 개명)의 일을 돕던 중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어 독립한 것이다.

배신감을 느낀 선배들은 주커버그가 아이디어를 훔쳤다며 소송을 냈다.

주커버그는 원고들과 조정에 합의했는데, 그 대가가 수천만 달러 상당의 주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주커버그의 선배들 역시 '프렌즈터'(Friendster)와 '클럽 넥서스'(Club Nexus) 등 기존의 SNS 사이트에 큰 영향을 받았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대개 젊은 층이라는 인식도 오해다.

페이스북은 2006년 처음 성인 가입자를 받았지만 현재 1억3천400만 미국 이용자 가운데 2/3가 27세 이상이다.

미국 외에서도 중년 여성층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페이스북은 이미 사회생활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탈리아 엘리트층과 콜롬비아 직장인들 사이에서 페이스북은 이메일을 대체하는 추세며 인도네시아 인터넷 이용자 3천만명 중 2천780만명이 페이스북 이용자이다.

최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정책변경에 대한 논란과 관련, 주커버그는 이윤이 아니라 서비스 확장을 위한 비용마련이 목적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주커버그가 23세 당시 40억달러에 서비스를 인수하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을 거절한 것을 그 증거로 들었다.

더욱이 개인정보 관련 논란은 회사에 타격을 입기는커녕 오히려 크게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6년 9월 페이스북이 이용자의 새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든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뉴스 피드' 기능을 추가했을 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었지만, 이 일이 있은 후 페이스북의 가장 인기있는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사생활 침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 많은 친구를 확보하기 위해 상대방이 누구인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친구 요청을 수락한다는 것이다.

한편 주커버그는 자신을 사업가라기보다는 세상을 바꾸는 도구를 만드는 '사회적 혁명가'로 바라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누구나 전세계 방송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생각하며, 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이 시민으로서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주커버그는 변화를 멈추면 언젠가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고, 이같은 건강한 두려움이 페이스북을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만든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