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상호작용 · 경험연구소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문화인류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23일 보도했다.

문화인류학 박사인 제네비브 벨 소장(43)은 인텔에서 새로운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기술자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이 컴퓨터 전화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습관 등과 관련된 지식을 제공해 새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인텔 외에 마이크로소프트,IBM,휴렛팩커드 등도 인류학자나 민속학자가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고 있다. 1979년 실리콘밸리의 제록스 연구소가 인류학 전공자를 선발해 기술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복사기를 제조한 데서 이런 관행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 소장은 인텔 기술자들에게 각국의 인터넷 성능에 맞는 칩을 개발하라고 권고한다. 세계 각지의 인터넷 환경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인텔이 스마트TV 시장으로 업무를 이동하는 데도 그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실에서 TV를 즐길 때의 행동이나 TV 시청이 컴퓨터 앞에 있을 때와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벨 소장의 연구가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

벨 소장은 연구에 필요한 통찰력을 연구소 안에서만 얻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그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기도할 때 메카의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슬람교도 소년을 만난 사실을 연구소에 전달했다.

인텔 칩 연구팀의 스티븐 폴로스키 팀장은 "벨 소장과 그의 팀은 기술자들에게 생각을 다르게 하도록 유도한다"며 "특히 새로 성장하는 시장에 집중할 때 벨 소장의 전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