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한국 리더십 감탄..서울회의 적극 협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연휴를 해외에서 강행군하면서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의제를 둘러싼 주요국들의 이견을 좁혀나가고 있다.

특히 유럽 핵심 국가인 독일은 G20 의장국인 한국의 재정부 장관이 바쁜 와중에 직접 찾아준 점에 대해 크게 고마워하면서, 주요 의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오전 러시아에서 한.러 경제공동위를 마친 윤 장관은 당일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곧바로 독일 석학들과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주재하고,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와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연쇄 면담하는 등 자정이 넘도록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윤 장관은 22일에는 베를린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면담이 있어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열차에 몸을 실었으며, 면담이 끝난 뒤 프랑스 재무장관 등을 만나기 위해 파리로 바로 이동했다.

그는 보좌관들로부터 '추석 아침'이라는 말을 전해듣자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추석인지도 몰랐다"면서 "고생하는 직원들과 송편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해보자"면서 격려했다.

윤 장관과 재정부 대표단의 이런 강행군 덕분에 G20 주요 의제에 대한 면담 성과는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베버 총재는 윤 장관을 만나자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느라 면담 시간을 예정보다 1시간이나 더 할애했으며, 트리셰 총재는 윤 장관과 만찬을 같이하면서 2시간이 넘도록 논의를 했다.

윤 장관은 베버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신흥개도국 등을 위해 위기예방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 개혁 외에 글로벌금융안전망 도입에 대해 독일이 협력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그는 독일 석학들과 라운드 테이블을 했는데 참석자들이 글로벌 금융안전망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베버 총재는 "글로벌금융안전망이 모럴 헤저드 등의 우려 때문에 여전히 부정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추가 논의의 여지가 있다"면서 기존보다는 누그러진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서울 G20 정상회의까지 IMF 쿼터 개혁을 완료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윤 장관은 트리셰 총재와 만남에서 "세계 경제 회복세의 둔화, 높은 불확실성 때문에 정책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향후 위기 예방을 위해서는 금융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그동안 금융규제 논의에 있어 G20 의장국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베를린 재무부에서 쇼이블레 장관과 2시간에 걸친 면담에서는 IMF 지분 개혁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쇼이블레 장관은 "한국에서 재정부 장관이 직접 와줘서 매우 고마우며 한국이 G20 의장 역할을 매우 생산적으로 잘하고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IMF 지분 개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며 한국의 입장에 지지를 표명하며 올해 안에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 개혁은 패키지 접근 방식으로 단계별로 해야 하며 우리는 유럽 내부적으로 단일 방안을 만들려고 논의할 것"이라면서 "큰 나라가 IMF를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프랑크푸르트.베를린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