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에 구본준 부회장 선임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자진사퇴했다.

LG전자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이날 사의를 표명한 남 부회장의 의사를 수용하고 10월1일자로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LG전자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남 부회장이 CEO로서 현재의 경영상황에 대해 책임을 지는 한편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내년 이후를 준비토록 하기 위해 정기인사 이전인 오늘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이사회는 책임경영과 성과주의라는 LG의 인사원칙을 반영하는 한편 하루빨리 사업전략을 재정비하고 조직분위기를 쇄신해 현재의 어려운 국면을 타개하길 바라는 남 부회장의 뜻을 존중해 용퇴의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LG전자가 스마트폰 대응전략 실패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에 비해 90%나 하락하고 3분기에도 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려왔다.

안정을 중시하는 LG의 기업문화에 비춰볼 때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CEO를 연말 정기인사 이전에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 부회장은 그러나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는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곧바로 업무 파악에 들어가 주총을 통해 인사가 확정되는대로 신속히 CEO 역할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그 이전에라도 구 부회장이 남 부회장과 협의해 주요 경영현안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구 부회장은 구본무 그룹회장의 친동생으로, LG전자, LG화학,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LG 주력계열사에서 임원과 CEO를 두루 거쳤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9년간 LG전자에 근무하는 등 약 25년간 전자사업 분야에 몸담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