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존도, 미국의 6배 달해

우리나라 경제의 수출 및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특히 수출 의존도는 미국의 6배, 수입 의존도는 브라질의 4.5배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협력기구(OECD) 등 주요 국제기구들이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G20 주요 경제지표(PG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3.4%로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 G20 가운데 최대였다.

PGI는 최근 G20 국가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들 회원국의 국력을 측정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유럽중앙은행(ECB), IMF, OECD, 유엔(UN), 세계은행(WB)이 각자 보유한 경제 자료를 합산한 수치다.

우리나라에 이어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큰 회원국은 독일로 33.6%였으며 멕시코(26.2%), 중국(24.5%), 러시아(24.4%) 순이었다.

우리나라는 2위인 독일보다도 GDP 대비 수출 비중이 9.8%포인트나 높았다.

반면 지난해 GDP 대비 수출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미국으로 7.5%에 불과했으며 브라질(9.7%), 일본(11.4%)도 적었다.

우리나라가 강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보듯 갑작스런 대외 충격이 닥치면 국내 경제가 급격히 무너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05년 33.7%를 기록한 이래 2006년 34.2%, 2007년 35.4%, 2008년 45.3%로 거의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44.3%, 2분기 43.9%, 3분기 42.6%, 4분기 41.8%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43.6%에 달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특성상 수입 비중 또한 G20 가운데 가장 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입 비중은 38.8%로 멕시코(28.1%), 독일(28.0%), 남아프리카공화국(25.4%), 캐나다(24.6%), 사우디아라비아(24.3%)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에 반해 브라질(8.5%), 일본(10.8%), 미국(11.4%)은 수입 의존도가 낮았다.

우리나라 수입 의존도는 2005년 30.0%, 2006년 32.5%, 2007년 34.0%, 2008년 46.7%로 수출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우리 경제에서 수출입 비중이 커짐에 따라 수출과 수입 등을 합한 무역의존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는 1990~2007년까지 GDP 대비 50~60%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92.3%까지 치솟았고 지난해는 82% 수준이었으며 올해도 80%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우리 경제가 글로벌 시장에 완전히 종속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고 서비스 부문 육성을 통한 내수 시장 활성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전문 자격사 및 의료.보건 부문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서비스 부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 대외 의존도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해나갈 전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원이 없고 국토가 좁은데다 자본마저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수출과 수입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일궈왔으나 경제 위기 등을 겪으면서 이제 이런 방식도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서비스업 활성화를 통해 내수 시장을 키우는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