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4가 국내에 공식 발매된 지 3일 만에 ‘리퍼폰’(교체·교환폰: A/S과정에서 회수한 단말기를 재조립한 제품)이라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포털사이트 스마트폰 관련 게시판에서는 “KT에서 이번에 들여온 아이폰4가 새 제품이 아닌 리퍼폰이라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라고 묻는 네티즌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갖가지 증거 사례들을 열거하며 “이게 리퍼폰이 아니면 뭔가요?”라고 단정 짓는 네티즌도 적지 않아 소문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리퍼폰설’의 발단은 지난 10일 아이폰4를 개통한 한 소비자가 자신의 아이폰4 하단 부위에 있는 양쪽 나사의 모양이 다르다며 이를 포털사이트에 공개한 뒤부터다.

실제로 사진을 보면 한 쪽은 ‘별’ 또 다른 쪽은 ‘십자’ 모양으로 나사가 조립돼 있다. 이 소비자는 해당 문제를 발견한 뒤 바로 개통했던 대리점을 찾았지만 “전산이 막혀” 당일 교환을 받지 못했고, 이틀 날에는 “첫날이 아니니 교환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찾은 A/S 센터에서는 “초기 불량은 인정하지만 규정상 외관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 과실로 처리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진과 글이 포털사이트에 급속히 번지면서 “제대로 생산된 신제품이라면 어떻게 양쪽의 나사 모양이 다를 수 가 있겠느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고 급기야 “리퍼폰이 풀린 것이다”는 소문으로 확대된 것이다.

더욱이 10일 아이폰4 공식 런칭 이후 제품을 받아본 예약 가입자들 중 일부에서 불량이 발견됐다는 사례들이 속속 올라오면서 이 같은 리퍼폰설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

“포장을 뜯자마자 스크래치가 나 있는 제품이 들어있었다”, “나사가 마모된 아이폰4를 받았다” “액정에 노란 빛이 섞여있다” “사진을 찍었을 때 푸르스름한 멍 같은 것이 찍혀 나온다”는 등 다양한 불량품 체험담이 공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물량부족 때문에 구매하기 쉽지 않은 아이폰4를 한국에서만 일시에 20만대 이상 풀렸다는 점은 뭔가 이상하다. 해외의 리퍼폰 물량이 모두 한국으로 들어온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KT 측은 이와 관련 자사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단말의 하단 나사 모양이 달라 아이폰4 리퍼폰 판매 루머가 있는 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생산 과정에서 신품과 리퍼폰은 생산 라인 자체가 달라 리퍼폰이 신품 유통에 섞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업계에서도 아이폰4의 경우 국내외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불량률이 적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이폰4를 수령한 상당 수 소비자들 역시 “자신의 제품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일부에서 발견된 불량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 “리퍼폰설은 말도 안되는 소설에 불과하다”는 등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 불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아이폰4를 개통하기 전 받드시 대리점에서 불량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건을 수령한 뒤 그 자리에서 박스를 뜯어 기본적인 통화품질을 비롯해 외관 상 이상 유무, 컴퓨터 동기화 유무, 카메라 작동, 근접센서, GPS 등 다양한 부분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또 대리점이 영업을 종료하는 시간에 임박해서 물건을 수령하러 갈 경우 불량 여부를 확인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전 중 또는 시간 여유가 넉넉할 때 제품을 찾으러 가는 편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