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달 수입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무역수지 흑자도 예상을 밑도는 200억달러에 그쳤다. 다음 주 미국 의회의 위안화 청문회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 압력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중국해관총서(관세청)가 10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입은 119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5.2% 증가했다. 전달의 수입 증가율(22.7%)은 물론 로이터통신의 예상치(26.1%)를 웃돈다. 첸왕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서프라이즈를 보였다"며 "재고가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달 수출은 139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4.4% 증가해 전달의 증가율(38.1%)을 밑돌았다. 왕위 궈타이쥔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가 지난달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수출보다 수입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200억달러로 전달(287억달러)보다 30% 줄었다. 다우존스는 중국의 무역흑자 축소가 미국 등 주요국 간 무역긴장을 완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3개월 연속 무역흑자 규모가 200억달러를 넘어 위안화 저평가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 마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무역흑자 축소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 6월19일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일 것을 시사하는 조치를 단행했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절하하는 모습을 보여 미국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한편 중국국가통계국은 이날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9.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주택 가격 상승폭이 4개월 연속 둔화된 것으로 전달 대비로는 가격 변동이 없다. 하지만 곡물 가격 급등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중국 정부가 지난달 경기지표 발표 일정을 13일에서 11일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금리 인상설이 불거졌다. 천젠 중국은행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지표가 주말에 발표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민은행이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근거를 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