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단순히 더듬이를 접촉하는 행동만으로 그날 먹이를 구하는 방법을 정확히 안다. 개미는 걸으며 페로몬 향을 남기고 그 자취를 따라 다른 개미들이 먹이를 옮기는 효율적인 방법을 발전시켜왔다. 개미의 이런 행동 패턴은 현대 기업의 복잡한 업무를 최적화하는 데도 유용하다. 다양한 종류의 가스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 아메리칸에어리퀴드는 가스를 생산 · 운송하는 데 개미의 행동원리를 모방해 만든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또 보잉사는 꿀벌이 새 집을 구하는 방법에서 착안해 비행작동 검사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여러 벌이 동시에 소리를 내며 추천한 곳을 새 집으로 선택하는 것처럼 한두 명의 전문가가 아니라 다수 직원의 견해를 종합해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스마트 스웜》은 집단행동에서 집단지능의 과학적 원리를 찾아내 조직 운영과 기업경영에 접목할 방법을 제시하는 경영서다. 개미 꿀벌 새떼 등의 행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그들이 지도자의 지휘와 감독 없어도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는 비결을 설명한다. 제목인 '스마트 스웜'은 리더 없이도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무리를 일컫는다.

저자는 이제 전문가에게 해답을 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집단과 대중으로부터 최적의 방안을 찾아낸 실례들을 소개한다. 전자유통업체 베스트바이가 전 직원에게 월간 선물카드 판매량을 예측해보라고 주문한 결과 판매 담당 부서보다 훨씬 정확했다는 사례 등을 광범위하게 곁들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