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지금보다 최고 5배가량 빨라진다. 캠코더 수준의 초고화질(풀HD) 영상도 직접 찍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삼성모바일 솔루션 포럼 2010' 행사를 갖고 스마트폰 속도를 5배 높일 수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신형 반도체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열린약국 등의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하려면 이를 구동해주는 칩이 필요하다. 이때 각종 앱에 작동신호를 보내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이 비메모리 반도체칩의 성능이 좋을수록 스마트폰이 빨리 작동한다. '먹통'스마트폰과 '잘나가는' 스마트폰을 구분짓는 잣대가 될 만큼 스마트폰에선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반도체다.

◆스마트폰 '속도전쟁'

애플 아이폰4와 삼성전자 갤럭시S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1㎓(기가헤르츠)다. 싱글코어 프로세서는 일반적인 앱 구동은 가능했지만 PC 수준의 작동은 불가능했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중앙처리장치(CPU)에 엔진을 두 개 단 것과 같은 효과를 내 스마트폰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인터넷 검색 속도 기준으론 지금보다 2배,게임 기준으론 5배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좋아지는 것은 속도뿐만이 아니다. 3차원(3D)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고,풀HD 동영상 감상도 가능해진다. 전력소모량은 기존 제품보다 23% 낮아 '짧은 수명'이 단점이었던 스마트폰 배터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개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은 아니다. 그래픽칩으로 유명한 엔비디아가 업계에선 처음으로 듀얼코어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올해 말께 LG전자 스마트폰에 장착돼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듀얼코어 제품을 양산,스마트폰에 적용할 예정이다.

◆스마트 반도체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듀얼코어 프로세서 이외에도 △16GB(기가바이트) 모비낸드 △스마트폰용 500만화소 이미지센서 △저전력 모바일 D램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스마트 반도체'를 대거 내놨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조사회사인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2억6500만대에서 2013년께 6억19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태블릿PC 역시 올 1000만대 수준에서 2013년께는 34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혁신적 모바일 환경이 실현되면서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관련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6GB 모비낸드는 스마트폰의 저장장치 역할을 한다. 음악파일 4000~5000곡을 저장할 수 있으며 파일 이어받기 기능을 부가했다. 500만화소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한다. 감도를 30% 높여 더 선명한 영상통화는 물론 풀HD급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저전력 모바일 D램(LP DDR2)은 40나노급 미세공정을 적용했다. 2Gb(기가비트)제품으로 기존 대비 전력 소비량을 29%가량 줄여 좀 더 오래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력소비량이 낮은 스마트 반도체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베이=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