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다. 소비자 신뢰는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이다.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무슨 일이 있어도 소비자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자신감이다. 간단히 말하면,소비자가 기업을 신뢰하는지 여부를 뜻한다. 사실 소비자는 기업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최종 생산물인 제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 가치를 통해 기업 사정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브랜드 가치란 포괄적 의미로 고객이 기대하는 탁월함에 대한 명성을 말한다.

2010년에도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브랜드 대상에 대한 시상식이 다시 열린다. 최종 심사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브랜드를 만났다. 내구재,소비재,기업 서비스,공공 · 지방자치 서비스 등 다수의 브랜드가 참여 신청을 해 평가가 이뤄졌고,그 중 33개 브랜드가 선택받았다. 1차 심사에서는 소비자 리서치 회사 주관으로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경영자,품질 및 서비스,소비자와 의사소통을 통한 니즈 충족,정보 제공 등 네 분야에 대한 개별 의견을 조사하고 그리고 서류를 검토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최종심사가 이뤄졌고,올해의 대상이 탄생했다.

소비자는 자신이 직접 브랜드를 경험했든 안했든 인지적이고 신뢰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인지는 일방적이지만 신뢰는 쌍방향이다. 부부간의 신뢰가 그래야 하듯이 기업과 소비자 간에도 쌍방향으로 형성돼야 한다. 과연 둘 사이에는 믿음의 관계가 존재하는가?

이번 시상을 통해 다시 한번 기업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 소비자는 회사 소속이 아니다. 그들은 여차하면 말없이 혹은 크게 불평하면서 구매를 중단할 수 있다. 그러면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기업은 어떻게 신뢰감을 구축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첫째,조직에서 최고경영자가 먼저 신뢰감을 구축해야 한다. 가치관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역할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 풍'과 '바담 풍'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야 한다. 그가 만날 사람은 직원들이다. 물론 외부 인사들도 있겠지만,두 약속이 중복되는 경우에 외부 인사와의 약속을 거절할 수 있는가? 그리고 헬스장에서 땀을 흘릴 것이 아니라 사업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려야 한다. 지속적 개선에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접근이 쉬울 때 신뢰감은 커진다. 그는 신비로운 존재가 아니다.

둘째,조직원들은 탁월함을 추구해야 한다. 즉 위대함과 명민함을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브랜드에서 탁월함이 발견된다. 탁월함은 이중인격을 배격한다. 회사에 일하러 오면서 가면을 쓰고 들어온다면 마땅히 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 서비스는 회사가 명령해서 혹은 고객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사람으로서 사람에게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신뢰 브랜드는 이름이나 디자인 그 이상이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보다는 태도의 문제다. 직원들의 품위있는 태도는 고품격 브랜드를 만든다.

우리는 신뢰가 관계 형성에서 초기 단계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상대의 존재를 아는 순간 우리는 신뢰 문제에 직면함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 신뢰 수준이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관계에서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관계의 그 다음 단계는 존경이다. 브랜드는 종합화한 기업 가치이면서 중요한 의사소통 도구이다. 소통에서 신뢰는 기본이다. 기업은 이 단계를 넘어서야 존경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존경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를 넘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직성과 역량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