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수의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를 선정하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방송광고 시장이 레드오션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종편 사업자를 1개만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현대증권은 3일 '종편이 출현할 방송광고시장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연말 종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사업자가 얼마나 나올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극소수 사업자가 선정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지만 만일 다수의 종편 사업자가 출범한다면 방송광고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극심한 레드오션에 빠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종편과 보도전문채널들이 본격적인 광고 영업에 나설 경우 한정된 방송광고시장의 파이를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업자들의 광고 매출이 분산되고 시청률 경쟁에 따른 제작원가 상승을 겪는 등 방송시장이 격랑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KBS MBC SBS 등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방송시장에서 신규 종편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추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KB투자증권은 국내 방송광고시장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종편사업자를 1개만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종편사업자의 최소납입자본금을 30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MBC와 SBS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영업비용(641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 방송광고 매출도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 수신료 인상 이후 연간 3500억원 규모의 KBS2 TV 광고를 축소할 경우 이 물량의 90%가량이 종편 채널로 유입돼야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KBS2 광고물량의 40~50% 이상이 기존 지상파방송으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훈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개 이상의 종편 사업자를 선정하면 광고재원 부족,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종편은 1개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