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기를 맞은 스마트TV 시장에 '구글발(發)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구글은 TV에 인터넷을 접목하기 위해 제휴사들과 손잡고 운영체제(OS)를 내장한 구글TV는 물론 기존 TV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셋톱박스,TV를 쉽게 조작할 수 있는 편리한 리모컨 등을 한꺼번에 개발하고 있다. 하드웨어 확산과 함께 공을 들이는 분야는 콘텐츠 확보다. 애플이 PC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했듯 스마트TV에 맞는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iTV를 통해 TV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애플도 디즈니,CBS 등과 손잡고 아이튠즈에 TV용 콘텐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TV에 맞게 유튜브 바꾼 구글

구글은 TV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 기업들과 손 잡고 구글TV를 개발하고 있다. 소니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내장한 TV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만들고,로지텍은 셋톱박스와 리모컨 개발을 맡는다. 하드웨어를 유통하는 역할은 베스트바이가 담당한다. 실시간 방송 등의 콘텐츠는 위성방송사업자 디시네트워크와 제휴해 제공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제휴를 확대하는 것과 달리 콘텐츠에서는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TV의 승패를 가를 콘텐츠만큼은 독자적인 힘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우선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를 TV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을 대폭 개편했다. 리모컨으로 쉽게 동영상을 선택하고 검색할 수 있는 유튜브 린백(Leanback)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대화면 TV에 적합하도록 동영상 화질을 기존 풀HD(1080p)의 4배 수준인 울트라HD로 높이기 위해 5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협력해 연내 편당 5달러를 내고 볼 수 있는 유료 영화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아이튠즈 앞세운 애플 iTV

애플은 아이튠즈,앱스토어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TV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아이폰 등에 사용한 OS인 iOS를 탑재한 99달러짜리 셋톱박스(iTV)를 보급해 TV에서도 아이튠즈에 쉽게 접속하게 만드는 게 애플의 구상이다. 1000달러가 넘는 TV를 직접 만드는 것도 보다 보급 속도를 높이고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어서다.

iTV 이용자는 아이튠즈를 통해 각종 TV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할 수 있다. 비디오 공유,스트리밍(실시간 전송),녹화 앱은 물론 양방향 뉴스 앱이나 게임 앱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즐기는 각종 앱을 TV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25만개를 돌파했다. 애플은 음악 파일 거래 장터인 아이튠즈에 TV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채널도 추가할 예정이다.

◆지역별 특화 콘텐츠 확대하는 삼성

삼성전자는 올초 가장 먼저 TV용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스마트TV 시장의 포문을 연데 이어 미국,유럽 등 지역별 특화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힘쏟고 있다. 이달 미국에서 TV용 애플리케이션 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10월에는 영국 · 프랑스 · 독일 등지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은 미국 훌루,블록버스터,부두,넷플릭스,판도라,영국 러브필름,프랑스 세로거 TV 등 각 지역에서 인기 있는 현지 콘텐츠 협력사와 제휴,107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유료 애플리케이션 구매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2년에는 이를 20개국으로 늘리기로 했다. 다음 달 3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IFA 2010에서도 유럽 현지 업체들과의 콘텐츠 제휴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 스마트TV

PC와 스마트폰처럼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운영체제(OS)를 갖춘 TV다. 방송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PC처럼 인터넷은 물론 주문형비디오(VOD) 게임 검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 같은 콘텐츠 장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구매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