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시의회 무시하나"…吳 "물서설 수 없다"
"서해 뱃길사업 세금만 낭비"
오 시장 "사업성 있다" 반박
"광장개방 재의요구는 오기"
吳 "개정안 문제 있어" 맞받아
◆핵심정책 놓고 공방 이어져
오승록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강에 관광 크루즈선을 띄우는 '서해뱃길 사업'을 놓고 "일부 부유층이 이용할 크루즈선에 시민 세금 2300억원을 퍼붓는다"고 맹비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산업 기능이 없기 때문에 현재 10% 미만인 관광업 비중을 선진 도시처럼 15%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초기엔 적자를 보겠지만 중국 신흥부자가 늘고 있어 5~10년 후엔 사업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배를 한 척만 운영한다는데 풀가동해도 탑승객이 한 해 1만명 아니냐"고 물고 늘어졌다. 오 시장은 "아니… 처음엔 당연히 한 척으로 시작하죠"라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 시장은 부연설명을 하려 했지만 차갑게 거부당했다.
김종욱 민주당 의원은 이달 초 시의회가 결의한 '친환경 무상급식 민 · 관 거버넌스'에 서울시가 참여 뜻을 밝히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제안을 보냈는데 오늘까지 답이 없는 건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따졌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외에 교육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해야 참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게 답변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몰아세우자 오 시장은 굳은 표정으로 "역지사지해서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보내야 협상이 된다"고 맞받아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잔디,가식,이중적…" 막말도
'오세훈 저격수'로 데뷔한 야당 초선 의원들은 오 시장의 답변을 자르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 오 시장의 표정을 굳게 만들기도 했다.
김용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네티즌이 오잔디(서울광장에서 시위를 못하게 하는 시장),오고집,강남특별시장이라고 부르는 걸 들어봤냐"고 물으며 오 시장을 자극했다. 오 시장은 잠시 뜸을 들이다 짧게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전날 서울시 업무보고를 시장 대신 경영기획실장이 했다며 "칠십(70세) 먹은 구청장도 구의회에서 직접 보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오 시장의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오 시장은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에 "아니,저기…"라며 말을 잇지 못하거나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허용한 조례 개정안에 오 시장이 재의를 요구키로 한 데 대해서는 더욱 거친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재의 요구 해봤자 다시 통과될 걸 알면서도 오기 행정을 편다"며 "앞에선 가식적으로 소통과 통합을 말하면서 뒤에선 불통과 파국을 조장하는 이중적 행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개정안은 내용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고 재의 요구를 할 것"이라며 맞받았다.
◆"오 시장, 생각보다 잘 참네"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지난 시의회 때도 오 시장에 비판적인 시의원들은 있었지만 이번 시정질문은 제반 여건이 달라졌음을 확실히 보여준다는 것이 시 주변의 전언이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민주당 대표의원)은 "오 시장의 자세가 민선 4기 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우리 권한 안에서 비판과 감시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 사이에선 "오 시장,생각보다 잘 참네"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시정질문은 27일 마무리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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