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블랙스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도 향후 세계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투자 규모나 시기 등이 주목된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블랙스완 펀드로 알려진 미국의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에 최대 40억달러가량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불확실성의 증가로 올 들어 블랙스완 투자에 나선 헤지펀드가 전 세계적으로 20여개에 달할 만큼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중국의 행보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33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중국 국부펀드를 블랙스완 투자로 이끈 주인공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2007년 출간돼 관심을 모은 '블랙스완'의 저자다. 탈레브는 1990년대 말 뉴욕대에서 자신의 강의를 듣던 전 모건스탠리 트레이더인 마크 스피츠네이젤(39)이 2007년 유니버사를 설립하는 일을 도왔으며,현재도 자문을 맡고 있다.

탈레브 본인도 적극적인 블랙스완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주 고국인 레바논의 북부지역 모처를 방문해 올리브 농장 매입을 타진했다. 지중해 국가의 필수 식료품으로 꼽히는 올리브오일 값이 폭등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CIC는 유니버사 측과 이미 수차례 접촉,포트폴리오 구성 등에 대해 컨설팅을 받는 등 블랙스완 투자법을 배우고 있다. 유니버사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와 관련,탈레브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국부펀드와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WSJ는 "CIC의 블랙스완 투자가 이뤄지면 유니버사의 운용자산이 6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헤지 전략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 블랙스완

검은 백조라는 뜻의 '블랙 스완'은 2007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쓴 책의 제목으로 9 · 11 테러,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같이 발생 가능성은 극도로 낮으나 일단 일어나면 예기치 못한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