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투기성 자금이 농산물은 물론 바이주(白酒) 시장까지 넘나들고 있다.

24일 중국 화하주보와 양성만보 등에 따르면 유동성이 넘쳐나는 중국에서 증시 부진과 부동산 긴축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마늘에 이어 생강과 마오타이주 시장에까지 진입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생강 가격은 지난 15일 500g당 6.57위안으로 33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 달 새 18.2% 올랐다. 베이징의 신파디도매시장에서 팔리는 생강은 한 달 새 가격이 40% 뛰면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북지역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이곳에서 생강 가격은 2006년만 해도 500g당 0.4위안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양성만보 등 중국 언론들은 연일 '생강 가격 급등 배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투기자금이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녹두와 마늘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기자금 의혹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투기자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바이주인 마오타이주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마오타이주 가격은 올 들어 평균 20% 급등했다. 53도짜리 페이톈마오타이는 보름 전 품귀 현상도 보였다. 화하주보는 대리상들이 중간에서 사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주식과 부동산 투자가 마오타이주 투자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마오타이 시장에 흘러든 투기자금이 마오타이 연간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한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우량예 젠난춘 등 다른 바이주 가격도 들썩거리고 있다.

중국에서 수급 상황에 비해 가격이 이상급등하는 농산물과 바이주가 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억제 조치에도 불구,유동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작년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1~7월 총 대출 규모는 5조1600억위안으로 올해 정부 대출 목표 7조5000억위안의 69%에 달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