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이동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손잡고 마스터 비자카드 등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항 무기는 스마트폰이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대신 쓸 수 있는 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카드 회사들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결제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T&T와 버라이즌은 식당이나 쇼핑몰 등에서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으로 계산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합작사를 구상하고 있다.

합작 계획에는 도이치텔레콤 미국 법인인 T-모바일USA와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바클레이즈은행 등 3개 회사도 참여한다.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는 무선 결제시스템을 담당하며,바클레이즈은행은 대금 집행을 맡을 예정이다. 두 이동통신사는 합작사를 경영할 최고경영자를 찾고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이들은 일단 미국 애틀랜타 등 3개 지역의 상점에서 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을 시범 운용할 계획이다. 물품 대금 결제는 접촉 방식인 신용카드와 달리 '비접촉 전파 방식'을 채택할 전망이다. '비접촉 전파 방식'은 신용카드처럼 카드리더에 직접 접촉해 '긁는' 방식이 아니라 리더 근처에만 대도 쉽게 결제가 되는 일종의 근거리 결제시스템으로,영국과 일본 터키 등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이번 합작이 미국인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10억개 이상의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대 결제 네트워크를 보유한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미국에서 연간 2조4500억달러(2872조원)어치의 구매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인 전체 카드 결제의 82%에 달한다. 이를 통해 비자카드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운용수익이 6배나 증가했다. 마스터카드는 같은 기간 5배가량 이익이 늘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