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이야기] 페이스북 사용자 5억 돌파…한국공략 본격화
페이스북이 뭐기에 온 세상이 떠들썩할까. 미국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21일 페이스북 사용자가 5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5억명이면 미국 인구보다 많고,인도네시아 인구보다도 많다. 사람 수로 따지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2004년 2월 창업 후 6년 반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창업자인 저커버그는 스물여섯살밖에 안 된 총각이다.

우리나라는 '페이스북 무풍지대'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5억명을 넘었다"고 말하면 "페이스북이 뭐야?"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페이스북이 맥을 못 추는 국가가 4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이다. 나머지는 일본 러시아와 페이스북 사용을 금지한 중국이다. 페이스북은 한국에 직원 1명만 두고 있다. 올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급증해 110만명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굳이 비슷한 서비스를 말하자면 싸이월드를 꼽을 수 있다.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맥을 못 춘 것도 싸이월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는 많이 다르다. 싸이월드가 로드숍이 늘어선 장터라면 페이스북은 다양한 숍이 들어선 초대형 쇼핑몰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원스톱으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는 친구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다는 게 거의 전부다. 페이스북에서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뉴스를 골라서 읽고 게임도 골라서 즐길 수 있다. 또 누구든지 페이스북이라는 플랫폼에서 장사도 하고 마케팅도 할 수 있다. 징가는 페이스북에 게임을 올려 세계 최대 소셜게임 회사로 떴고 스타벅스는 1000만명이 넘는 팬을 확보했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방이다. 페이스북은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누구든지 페이스북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 앱)을 개발해 올릴 수 있게 한다.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관련 개발자는 100만명이 넘고 페이스북 앱은 55만개나 된다.

페이스북에서 인터넷 원스톱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페이스북 헤비유저들은 페이스북을 홈페이지로 지정해 놓고 이곳에서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한다. 미국에서는 성인 여성의 3분의 1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페이스북을 확인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페이스북은 트래픽에서도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페이스북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앞으로 얼마까지 늘어날까. 저커버그는 이달 초 칸국제광고페스티벌에 참석해 "페이스북 사용자가 앞으로 3년 내지 5년 안에 10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보수적인 전망이다. 4억명을 넘어선 지 5개월 만에 5억명에 달했고 매년 2억~3억명씩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년 후인 2012년이면 10억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5억명 돌파에 맞춰 '스토리'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자신의 경험을 올려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올린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서비스다. 각 스토리에는 '좋아요(like)' 버튼이 있고 이 버튼을 많이 받은 스토리는 인기 스토리로 노출된다. 페이스북은 '스토리'를 오픈하면서 200개 샘플을 올렸다. 80만명의 페이스북 팬을 확보한 배우 이민호씨도 스토리를 올렸다.

[김광현의 IT 이야기] 페이스북 사용자 5억 돌파…한국공략 본격화
페이스북은 최근 한국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페이스북 한글 앱을 내놓았고 페이스북코리아 페이지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한국을 담당하는 하비에르 올리반은 "페이스북은 한국 가입자가 급증하자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싸이월드의 정면대결이 임박했다. 싸이월드는 연말쯤 '넥스트 싸이월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