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AT&T의 파트너십이 몇 차례나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관련 소식을 다루는 IT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19일(현지시간) ‘와이어드매거진’ 최신호 기사를 인용해 애플과 아이폰을 미국 시장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이통사 AT&T의 긴장된 관계에 대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와이어드 매거진은 기사에서 애플과 AT&T의 관계를 ‘(허니문이 끝나면 곧바로 잘못돼 버리는)사랑 없는 유명인사의 결혼’에 비유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인터넷 기능들이 제한되는 것에 못마땅해하는 반면 AT&T는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위치한 스마트폰으로 인한 거대한 압박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것.

와이어드 매거진은 또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적어도 6차례 이상 AT&T 쪽 사람들과 만나 의논을 했다는 익명의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특히 2007년에는 애플 엔지니어들이 또 다른 이통사 네트워크용 CDMA 아이폰 제작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퀄컴사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러나 이 가능성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복잡하기도 해 폰 내부에 들어가는 새 칩들을 맞추려면 기기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와이어드 매거진은 말했다.

그런가하면 테더링에 관해서도 애플과 AT&T의 입장이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표준 데이터 플랜 요금에 이를 포함시키려고 했지만 AT&T는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원했다.

현재는 AT&T가 논쟁에서 승리해 USB 혹은 블루투스를 통한 테더링을 한 달 20불 추가요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AT&T는 또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독일 인피니온社의 무선 칩을 아이폰에 채용하는 것도 문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AT&T는 애플의 인피니온 칩 사용이 열악한 수신을 가져올 까 염려해 애플 측에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애플은 “너희들이 해결해라, 그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너희의 문제다”고 답했다고.

와이어드 매거진에 따르면 애플과 AT&T는 회사 문화에 있어서도 충돌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AT&T의 대표가 잡스의 대리인에게 그가 AT&T 이사들을 만날 때는 양복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리인은 “우리는 애플이다. 우리는 양복을 입지 않고, 심지어 양복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는 말로 일축했다.

한편 와이어드 매거진은 퀄컴이 AT&T와 버라이즌 두 개의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아이폰에 들어갈 칩을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언론들은 애플이 AT&T 단일 통신사에 아이폰을 독점공급하는 것에서 벗어나 2011년에는 버라이즌용 아이폰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