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김진희씨(트위터 @zenastyle)는 업무시간에 밖에 나갔다가 상사로부터 제안서를 수정해 보내라는 급한 지시를 받았다. 상사는 "10분 안에 고객사에 보내줘야 한다"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했다. 김씨는 "걱정 말라"고 안심시킨 다음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열어 문서를 수정해 전송했다.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보냈다"고 하자 상사는 "벌써?"라며 깜짝 놀랐다.

혜민아빠(@hongss)는 며칠 전 '번개'를 주선했다. 어디서 만날까 고민하다 맛집 앱(응용 프로그램)을 뒤져 홍대 앞에 예약했다. 참가자들에겐 지도 앱에 약속장소를 찍어 보내줬다. 전화로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래도 다들 잘 찾아왔다. 맨 늦게 도착한 40대 회사원이 "지도가 이상해 헤맸다"고 말해 원시인 취급을 받았다. 지도를 인쇄해 들고 다니며 찾았다는 말에 다들 껄껄껄 웃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생활이 혁명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약속 장소를 물색하는 방법부터 약속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교통 체증을 피하는 방법,뉴스를 접하는 방법 등이 모두 달라졌다. 가벼운 업무는 사무실 밖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은 PC 기능을 갖춘 휴대폰으로 작년 11월 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오고 각종 안드로이드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바일 혁명'의 핵으로 등장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이달 중 3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 들어 180만명 이상이 새로 가입했다. 아이폰은 8개월 만에 80만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으로 자리를 잡았다. 삼성전자 갤럭시S는 최단기간(19일)에 판매 30만대 신기록을 세웠다.

통신업계가 집계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19일 현재 281만여명.SK텔레콤이 삼성전자 T옴니아 시리즈 74만명,갤럭시S 35만명 등 155만명으로 가장 많고,KT는 아이폰 81만명,노키아 익스프레스뮤직 12만명 등 110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했다. LG U+(유플러스)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16만명 수준이다. 통신업계는 올해 말 500만명,내년 말 1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에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급속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스마트폰은 스트레스 요인일 뿐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