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 때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로우컷' 서비스,펀드 환매를 신청하면 바로 다음 날 돈을 찾을 수 있는 '펀드 익일 환매서비스',펀드 가입시 풋ELW(주식워런트증권)를 지급해 증시가 하락할 때 손실을 일부 만회하게 해주는 '펀드백신'서비스….

이 서비스들은 모두 설립 2년이 된 IBK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이형승 IBK투자증권 사장(오른쪽 두 번째)은 "회사 슬로건인 '고객과 함께(Go with Clients)'를 충실히 지키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를 서비스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떨어져 고객이 손해를 본 마당에 증권사가 매도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것이 업계에선 당연한 일인지 몰라도 제 상식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가뜩이나 손실이 났는데 수수료까지 내야 하는 고객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

이 사장은 지난 3월 시작한 로우컷 수수료 제도의 도입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자산관리사업본부장(부사장)을 맡던 2008년 7월부터 로우컷 서비스 도입을 추진해왔다. 자본시장법 상 금지된 손실 보전 행위에 해당하는지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금융감독 당국은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로펌과 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가며 뚝심있게 추진했다. 결국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수수료 제도'라는 감독당국의 유권해석을 받아냈다.

이 사장은 "최근 증시가 급락해 손절매한 고객 중 한 분은 1500만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지 않자 '이런 회사라면 믿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며 "영업직원들이 처음엔 인센티브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장기적으로 고객을 더 늘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펀드 익일 환매도 고객 관점에서 생각한 끝에 나온 서비스다. 이 사장은 "펀드 환매를 신청해도 4영업일 후에나 대금을 받는데,이를 잘 모르는 고객들이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좀 더 빨리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주가연계증권(ELS)이 수익을 낼 확률을 계산해주는 'ELS진단서비스'를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시스템에 만기 등의 상품 정보를 입력하면 상품이 제시하는 최고수익률을 달성할 확률정보를 제공한다. ELS 성공확률을 내부적으로 집계하는 증권사들이 있지만,이 서비스는 다른 증권사 ELS의 성공 확률까지 비교해 볼 수 있다. ELS를 파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고객 입장에서 업계 최초의 서비스를 또 한번 내놓은 것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