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다음 달 '삼성 갤럭시폰'을 내놓는다. SK텔레콤 KT 등에 밀리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카드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7~10종의 스마트폰을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들 대부분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아이폰 상륙 이후 잔뜩 몸을 움츠려왔던 LG텔레콤이 비로소 시장에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이다.

LG텔레콤 고위관계자는 7일 "상반기 안으로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시리즈'의 LG텔레콤용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SK텔레콤이 상반기 스마트폰 제품군을 발표하며 갤럭시A,갤럭시S 등이 자사의 독점 모델이라고 한 것과 관련,"우리는 갤럭시S를 살짝 바꾼 모델을 내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성능은 갤럭시S와 거의 비슷하지만 화면 크기를 조금 줄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S가 4인치 화면을 탑재했는데 너무 큰 느낌이 있고 화면이 커지면 값도 비싸지기 때문에 우리는 3.7인치짜리 제품을 출시한다"며 "LG텔레콤이 내는 제품이므로 갤럭시S 대신 다른 이름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이달중 LG전자의 슬라이드형 안드로이드폰 'LU2300'도 선보인다. 이 제품은 내장 메모리 용량을 기존 안드로이드폰 대비 5~6배 늘린 3기가바이트(GB)로 만든 게 특징이다. 인터넷 이용 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용 마우스인 '트랙볼'도 탑재했다.

LG텔레콤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도 고려하고 있다. 성기섭 LG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전무 · CFO)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뒤에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바다폰을 출시하기 위해 삼성과 협의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바다폰 '웨이브'를 선보인 바 있다.

성 CFO는 "올해 7~10개 모델의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의 OS는 대부분 안드로이드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은 이날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2조4241억원,영업이익 5827억원,순이익 54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6%,영업이익은 159%,순이익은 213%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재무제표 개선과 합병 효과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은 3만2363원으로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다. 이와 관련,회사 관계자는 "전 분기 대비 가입자당 매출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스마트폰 경쟁이 극도로 격화된 1분기의 시장 상황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고급 휴대폰 '맥스'를 내놓으며 가입자당 매출이 다시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오즈(OZ)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엔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