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김 과장 이 대리들은 담배 냄새가 많이 나는 직장 동료에게 금연을 권하거나 "담배를 왜 피우냐"며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직원에게 '버럭' 화를 내거나 '욱'하며 때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끼고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이지서베이가 직장인 7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은 담배 냄새가 몸에 밴 직원을 볼 때 "참을 수 없다"고 답했다. 면전에서 '담배를 끊으라고 권한다(31.9%)'거나 냄새가 날 때마다 '잔소리를 한다(19.5%)'는 의견이 많았으며 '정중히 항의한다(7.4%)'는 사람도 일부 있었다. 물론 불만은 있지만 '혼자 꿍꿍거리고 참는다(34.3%)'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직원을 봐도 36.8%는 '그냥 참는다'고 답했지만 절반 이상은 순순히 넘어가지 않았다. "집에 가서나 피우지(17.2%)"라며 혼자 투덜거리거나 "몰상식한 행동은 자제하라(9.4%)"고 따지는 게 대표적인 흡연자 대응법이었다. 아예 5명 중 1명은 '한 대 패주고 싶다(20.1%)'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 과반수의 흡연자(59.3%)는 사내외 별도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4명 중 1명은 '건물만 벗어나면 어디서든 피운다(24.2%)'고 답했고 10명 중 1명가량은 화장실이나 계단 등 감시 사각지대에서 담배 연기를 몰래 뿜고 있었다. 이러한 '남 몰래 흡연' 비중은 남성(6.6%)보다 여성(15.6%)이 두 배 이상 높게 나왔다. 사무실 안에서 당당히 피우는 비율에서도 여성(3.9%)이 남성(3.5%)을 약간 앞섰다.

흡연자들은 담배와 관련해 가장 필요한 점으로 실외 흡연구역(38.0%)과 사내 별도 흡연실(34.1%) 설치를 꼽았다. 흡연구역이 외부에 있으면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22.7%)'라도 있어야 한다는 답이 뒤를 이었다. 또 비흡연자들이 관심을 꺼주기를 바라는 흡연자(4.8%)들도 일부 있었다.

설문 대상 중 67.4%가 비흡연자였다. 남성 응답자 중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비율은 각각 48.9%,51.1%로 엇비슷했다. 남녀 통틀어 30대의 흡연율(38.5%)이 가장 높았으며 40대의 흡연율(24.5%)이 가장 낮아 대조를 이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