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현재 양국이 진행 중인 산 · 관 · 학 공동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효과를 따지면 한국이 불리하지 않지만 중국 경제가 워낙 급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통계 수치에 근거해 경제적 효과를 파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원은 "한 · 미 FTA는 상호보완적이지만 한 · 중 FTA는 그렇지 않다"며 "중국과 FTA를 체결하면 제조업 내에서도 수혜업종과 피해업종이 뚜렷이 구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서비스업이 강하기 때문에 제조업 중심의 한국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측면이 강하지만 중국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에 주력하고 있어 양국 간 치열한 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한 · 중 FTA가 단기적으론 별 실익이 없을 수 있는 데다 추진과정에서 국내 업계 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론 '한국에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이 주류다. KIEP에 따르면 한 · 중 FTA 체결에 따른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장기적으로 1.96% 증가한다. 이는 중국의 관세환급을 고려한 수치다.

중국은 자국 내 영업업체가 중간재를 수입해 완성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당초 중간재에 부과됐던 관세를 돌려준다. 현재 국내 업체가 중국에 수출하는 물건의 70%가량이 중간재다. FTA에 따른 관세인하 효과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경우 FTA로 인한 GDP 증가율이 0.7~0.8%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전체 산업생산도 4.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차이가 난다. 제조업(4.93%),서비스업(5.27%)은 긍정적이지만 농수산업(-1.76%)은 피해가 예상된다.

제조업 내에서도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전자 자동차 철강 전문기계 등 한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는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은 가격에 민감하고 중국의 자급률이 낮아 한 · 중 FTA로 관세가 낮아지면 최대 수혜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섬유 의류 생활용품 범용제품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값싼 중국제품이 밀려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