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일본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를 인수했다. 작년 일본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낸 NHN은 일본 선두권 블로그 서비스 업체를 거느리게 돼 일본 인터넷 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최근 일본 인터넷 시장 트렌드가 모바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는 시점이어서 유선 인터넷 기반의 라이브도어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블로그 선두업체로 급부상

NHN은 12일 일본 현지법인인 NHN재팬이 라이브도어홀딩스(LDH)가 보유한 라이브도어 주식 10만주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NHN재팬은 라이브도어의 지분 99%를 확보하게 됐다. 인수금액은 63억460만엔(758억원)이다.

라이브도어는 3000만명의 회원과 340만명의 블로그 개설자를 확보한 일본 7위 포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블로그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다 일본 경기불황 등이 겹쳐 작년에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블로그 서비스 시장은 라이브도어 아메바 텀블러 등이 주도하고 있다.

라이브도어는 2000년대 초반 일본 굴지의 인터넷 업체로 성장했지만 창업자인 호리에 다카후미 전 사장이 2006년 1월 주식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상장이 폐지되는 등의 시련을 겪었다.

◆검색과 시너지 노린다

NHN 관계자는 "포스트 · 이미지 · 동영상 등 라이브도어 블로그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일본 시장에 선보인 검색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본 네티즌들에게 인기 있는 블로그 정보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NHN은 작년 초 커뮤니티 서비스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에 맞춰 커뮤니티 성격의 검색서비스 '마토메'를 선보였으나 1년이 지나도록 일본 검색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 웹디자인협회인 JWDA로부터 웹디자인분야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기도 했고 월간 사용자가 135만명으로 증가세를 타고 있으나 야후재팬 구글 MSN 등 기존 검색포털 강자들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HN이 일본 블로그 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한 것도 라이브도어 인수에 적극 나선 이유로 꼽힌다. NHN재팬은 2004년 쿠루루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가입자 확보에 실패,작년 말 서비스를 접었다. 다음과 싸이월드 등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매각하거나 철수했다.

최근 일본 인터넷 시장이 아이폰 등 스마트폰 확산 영향으로 믹시(Mixi),그리(Gree) 등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들 모바일 SNS는 각각 2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급성장 중이다. NHN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블로그 서비스 피크(Pick)와 라이브도어 블로그를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