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라이브'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아프리카TV 등 라이브 동영상 사이트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좋은 예다. 반면 UCC(사용자제작콘텐츠)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tv팟,판도라TV 등은 성장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면서 불법적으로 네티즌이 올리는 드라마 스포츠 등 방송 영상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다.

◆라이브 인터넷방송 전성시대

지난달 27일 '2010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려는 네티즌이 인터넷 중계를 하는 아프리카TV(afreeca.com)에 몰려들었다. 이날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7만4610명이었다. 지난해 프로야구 개막전 당시 최고 동시접속자 2만8223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개막전 다음 날인 28일에도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6만4296명에 달했다.
동시접속자 수는 같은 시간대에 동시에 접속해 인터넷 중계를 시청한 이용자 수다. 인터넷중계에서 TV의 시청률 지표와 비슷한 잣대로 쓰인다.

아프리카TV의 위력은 지난 동계올림픽 때도 입증됐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던 지난 2월26일 아프리카TV 동시접속자 수는 4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동계올림픽 인터넷중계권자인 다음의 동시접속자 수(44만명)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아이폰용 아프리카TV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다. 작년 12월 초 앱스토어에 무료로 배포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35만명이 다운로드했다. 국내 아이폰 판매대수가 4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이폰 가입자의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아프리카TV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2월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8만8796명이었는데 지난 2월에는 15만4596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사장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지난 동계올림픽 때 고화질의 인터넷 중계를 경험했던 사용자들 덕분에 갈수록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UCC 동영상은 주춤

반면 네티즌이 직접 만든 UCC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다음 tv팟과 판도라TV는 작년 중반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트래픽이나 방문자 수가 줄어들 정도로 부진하다. 동영상 UCC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 1위를 지켜오던 다음 tv팟은 작년 5월 페이지뷰가 1억6359만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2월에는 페이지뷰가 1억1354만으로 떨어졌다. 판도라TV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작년 5월 1억5018만이었던 페이지뷰는 지난 2월 7915만으로 반토막났다.

이 과정에서 국내 동영상 서비스 판도도 바뀌었다. 작년 초만 해도 3위권에 머물던 유튜브가 수직 상승,작년 11월에는 tv팟을 제치고 국내 1위 동영상 사이트에 올랐다. 작년 7월 발효된 개정 저작권법과 제한적 본인확인제 등 규제도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저작권법은 삼진아웃제를 도입,3번 이상 불법 저작물을 서비스한 것으로 적발되면 최대 6개월까지 서비스를 접도록 규정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모니터링을 강화한 탓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저작권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튜브로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유튜브가 저작권법 개정의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료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드라마,뮤직비디오,인기 케이블방송 프로그램 등을 합법적으로 서비스하는 곰TV는 하루 방문자 수가 650만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6개월새 2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저작권 강화로 인기 드라마 등 불법 UCC 콘텐츠들이 줄어들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곰TV는 '나인''시크릿' 등 DVD 출시 전의 최신 영화와 '추노' 등 인기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가수들의 앨범 발매와 동시에 뮤직비디오도 선보이고 있다. 소녀시대 'Oh',카라 '루팡',티아라 '너 때문에 미쳐' 등 인기 걸그룹들의 뮤직비디오가 곰TV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포털,동영상 검색 강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은 UCC 동영상 서비스들이 주춤거리자 검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떠나는 네티즌을 붙들어두기 위한 전략에서다.

네이트는 동영상 검색에 시맨틱 검색을 도입했고 네이버는 동영상 바로보기,구간 이동 기능 등을 추가했다. 다음은 동영상 바로보기 등 동영상 검색 개편에 나섰다.

네이트 시맨틱 검색은 동영상을 주제별로 원하는 정보만 골라서 제공한다. 가령 '김연아'를 동영상 검색하면 '프리''쇼트' 같은 주제어가 제시되는데 원하는 주제어를 선택하면 경기별 영상을 분류해 보여준다. 다음은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 기간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타임라인' 코너를 만들었다. 1일,1주,한 달 등 기간별로 최신 동영상만을 보거나 특정 시기의 동영상을 골라 볼 수 있다. 네이버는 KBS,SBS,엠넷,판도라TV 등 출처별로 몇 개씩의 동영상 파일이 검색되었는지를 보여주고 무료와 유료 동영상을 나눠서 제공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