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공간은 냉혹하다.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얼굴을 보며 얘기하는 것도 아닌데 모든 게 들통난다. 식견,순발력,성격 등이 다 드러난다. 꾸준히 가치 있는 트위트(단문)를 날리는 사람한테 팔로어(구독자)가 몰린다. 미국에서는 팔로어가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국내에서는 1만명만 넘어도 '파워 트위터러(트위터 사용자)''트위터 스타'로 통한다.

임정욱 라이코스 대표(@estima7)가 대표적이다. 임 대표는 작년 3월 다음커뮤니케이션 자회사인 라이코스 대표 발령을 받고 보스턴으로 건너갔다. 이때부터 고국 사람들과 대화하려고 꾸준히 트위트를 날렸다. 처음에는 "에스티마가 누구야?"란 반응이 많았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테크놀로지 시장을 꿰뚫는 통찰력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선호대상 1순위로 꼽힌다.

임 대표에게 지난달 귀국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다. 보스턴을 출발하면서 귀국한다는 트위트를 날리자 많은 사람들이 무사히 귀국하길 바란다는 멘션을 날렸고,귀국 후에는 만나자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래서 '차나 한 잔 하며 이야기하면 어떨까 싶습니다'라고 답했는데 지난 5일 저녁 한남동 다음커뮤니케이션 강의실에 100명 이상이 몰려 임 대표의 '번개강연'을 들었다.

행사 준비는 트위터러들이 자발적으로 대신해줬다. 강연이 시작된 뒤에는 전상수씨(@totoro4)가 임 대표의 강연 내용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올렸고 트윗방송(@twtbs)은 동영상을 찍어 공개했다. 임 대표는 "단지 트위트를 날리는 것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험을 '가장 기억에 남을 트위터 번개'라고 블로그에 기록했다.

트위터 덕분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사람도 있다. 뉴스블로그 매셔블 창업자이자 대표인 피트 캐시모어(24)가 그렇다. 캐시모어는 덥수룩한 구레나룻 때문에 30대나 40대로 보이지만 1985년 9월생 청년이다. 그는 스무살 때인 2005년 스코틀랜드에서 매셔블을 창업했다. 그 뒤 샌프란시스코로 옮겼고 5년이 지난 지금은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됐다.

캐시모어는 트위터를 적극 활용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나서 트위터를 통해 알리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대단했다. 트위터러들은 캐시모어의 트위트가 가치 있다고 판단해 기꺼이 리트위트(퍼뜨리기)를 해줬다. 이제는 팔로어가 197만명이 넘는다. 매셔블 기자들이 올린 글을 트위터에서 알리면 197만명한테 전달된다. 이렇게 해서 기자가 10명뿐인 매셔블을 세계적인 뉴스블로그로 키웠다.

트위터 스타들의 공통점은 소통을 잘하거나 좋은 정보를 준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사람도 가치 있는 트위트를 날리지 않으면 트위터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트위터는 스타를 발굴하는 열린 공간이다. 박용만 ㈜두산 회장(@solarplant)이 재치있고 얼리 어답터란 사실은 트위터가 없었다면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누구든지 이런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트위터이기도 하다.

김광현 IT전문기자(트위터 @kwang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