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드 셔츠'라 불리는 탁신 지지세력 수천명이 이날부터 사흘간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위해 방콕 도심으로 모여들었다. 대부분이 농촌 출신인 반정부 시위대는 인근 주에서 수천대의 버스와 트럭 그리고 트랙터 등 농기계를 타고 방콕으로 들어왔다.

시위를 주도하는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은 정부청사를 봉쇄,방콕을 마비시킨 뒤 정부에 조기 총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UDD는 14일에는 최대 100만명의 시위대가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내 곳곳의 상점과 학교는 문을 닫았으며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태국 중앙은행도 은행 지점들이 이번 주말 당국의 허가 없이 지점을 일시 폐쇄하고 현금인출기(ATM) 가동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것을 엄단하겠다며 군경 약 5만명을 방콕 곳곳에 배치,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시위대의 무기 반입과 주요 시설 점거 등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화와 폭발물 설치 등 폭력행위를 막기 위해 중무장한 군경이 주요 은행과 총리공관 등 정부청사에 배치됐다. 수텝 타웅수반 부총리는 "혼란을 막기 위해 충분한 병력을 배치했지만 시위대가 큰 손실을 입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태국에선 2008년 탁신 반대세력인 '옐로 셔츠'가 당시 친탁신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정부청사를 3개월 동안 점거했으며 방콕 국제공항을 8일 동안 마비시키기도 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