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이 악어에 붙잡힌 남편을 구해 화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시의 한 사냥금지구역에서 아내와 개를 데리고 강가 주변을 산책하던 남자가 악어에 물렸다고 보도했다.

남자는 산책 도중 강가의 얕은 부분에 발을 담갔는데, 잠시 후 악어가 나타나 날카로운 이빨로 남자의 발을 물고 물속으로 끌어 당겼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놀란 남자는 앉아있던 바위를 붙잡고 나머지 발로 악어를 차며 필사적으로 대항했다.

이 때 남자의 옆에 있던 아내가 남자의 팔을 붙잡고 반대편으로 남자의 몸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결국 악전고투 끝에 악어는 남자를 놔 주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아내가 남편을 구한 셈이다.

즉시 부부는 가까운 베이스 캠프에 도움을 요청해 근처 병원으로 후송됐고, 남자는 손상된 발의 힘줄을 복구시키기 위한 수술을 받은 후 회복중이다. 임신 5개월째의 여자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무전기가 강물 속으로 떨어져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며 "아내가 없었다면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또 한편으론 아내 대신 내가 사고를 당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덧붙였다.

남아공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담당자 측은 "살인마나 다름없는 악어로부터 목숨을 지킨 그는 매우 운이 좋았다"라며 "악어는 몸통만 3m 길이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몸을 숨기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위험하다"고 이번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뉴스팀 백가혜 기자 bkl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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