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정보통신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제시카 보이텍(Jessica Voytek)은 스포츠와 인터넷 뉴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20대 여성이다. 항상 최신 뉴스나 사진을 구글을 통해 검색하던 그녀였지만 최근엔 검색을 예전처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친구들이나 선후배 등과 항상 만나는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검색보다 더 잘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 SNS는 검색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유용한 인터넷 사이트 링크까지 가르쳐준다. 300여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3000명이 넘는 트위터 지인(follower)들이 그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를 계속해서 보내주기 때문이다.

◆최신 정보는 트위터,페이스북에서 해결

보이텍의 이런 경험은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한 개인의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지난 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www.SFgate.com)은 인터넷 조사업체 컴피트(Compete)의 분석 결과를 인용,지난해 야후 MSN AOL 등 주요 포털의 트래픽 중 13%가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2000년 이후 포털 유입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구글 검색을 통한 접속은 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사이트를 방문할 때 포털 등의 검색 엔진보다 SNS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이런 현상이 지난해 처음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사람들이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검색보다 최신 정보를 얻기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베이스(DB)에 있는 정보를 꺼내오는 검색과 달리 SNS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다.

SNS의 이런 실시간성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은 관심 있는 선수의 시합 동영상이나 사진,최신 소식을 더 이상 구글에서 찾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출전 선수의 특정 동영상을 보길 원하면 트위터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러면 수많은 지인들 중 최소한 1명 이상은 최신 동영상을 구해준다.

◆신뢰성에서도 SNS가 한 수 위

검색보다 SNS에서 정보를 찾고 이를 활용하는 것은 SNS의 실시간성 때문만은 아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SNS가 검색에서 나오는 정보보다 신뢰성이 더욱 높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으로 연결된 SNS에서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인들 사이에서 웬만한 정보가 다 걸러진다. 이상한 링크를 올려서 공유하면 바로 욕을 얻어먹을 뿐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하면 이를 더 자세히 아는 사람에 의해 즉각 수정되기 때문이다. 검색을 할 경우 온갖 낚시성 정보나 사진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힘들지만 SNS에서는 믿을 만한 정보가 간결하게 전달된다.

미국 소셜 미디어 전문 업체인 긱야(GIGYA)의 창업자인 데이브 요바노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터넷 검색시간을 줄이는 대신 친구들의 추천이나 활동을 따라하는 경향이 최근 4~5개월 전부터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실시간 검색에 SNS 추가해 맞대응

구글이 지난해 실시간 검색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올 들어 G메일에 지인네트워크 기능을 가미한 '버즈'를 시작한 것도 이런 SNS의 무서운 힘 때문이다.

구글이 지난 9일 발표한 버즈는 사용자정보 갱신,사진 및 동영상 연결과 공유 등이 G메일 서비스에 통합된 형태로 제공된다. G메일 연락처에 저장된 데이터를 사용해 친구를 등록한다. 버즈는 구글토크를 제외하고는 SNS 기능이 약한 구글 서비스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서비스다. 자신의 이메일 계정에 등록된,이메일을 주고 받을 정도로 잘 아는 사람들 간에 빠르고 편리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글은 버즈를 시장에서 가장 개방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사용자들은 트위터 메시지를 버즈 서비스로 보낼 수 있지만 역으로 버즈에서 트위터로 메시지를 올릴 수는 없다. 하지만 구글은 이를 점차 개방해 버즈에서 작성한 글을 트위터 등 다른 SNS로 보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브래들리 호로위츠 구글 제품관리 부사장은 "버즈는 단지 지인들 근황을 확인하거나 자기 상태를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의미 있는 주제에 대해 관심 있는 사용자들이 참여해 상호작용을 하는 게 버즈만의 독특한 가치"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