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태블릿PC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MS는 듀얼 디스플레이(이중 화면)를 장착한 '쿠리어'라는 태블릿PC를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양쪽에 7인치 화면을 장착,책처럼 접고 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멀티 터치' 기능을 갖추고 다이어리 등에 쓰는 필기 방법을 그대로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MS는 태블릿이란 용어 대신 '북릿(booklet)'이란 이름도 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전자책(e-book)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기존의 노트북,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전자사전 등의 기능도 모두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체 웹브라우저 '크롬'을 기반으로 한 태블릿PC를 올해 안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마벨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제조회사들도 태블릿PC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세계 최대 PC 회사인 HP는 최근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10'에서 MS와 함께 태블릿PC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태블릿PC 개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최근 가진 간담회에서 "태블릿PC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영향력 있는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블릿PC와 관련한 국내 부품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세서,터치스크린 등 태블릿PC의 핵심 부품은 한국이 강하다"며 "반도체는 삼성전자,액정표시장치(LCD)는 LG디스플레이 등이 개발을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태블릿PC의 성공 요소로 △차별화한 기능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합리적 가격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싸고 풍부한 콘텐츠 등을 꼽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